삼성ENG, 추가손실 가능성 제기 '불안'

성장성 둔화·재무안정성 저하 등 우려 제기

입력 : 2015-09-09 오후 5:32:26
2013년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028050)에 또 다시 '어닝쇼크'의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해외 저가수주 현장의 추가 손실 가능성과 신규 수주 감소 등으로 불안한 시선들이 많아지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향세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삼성ENG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92억원으로, 전년동기(320억원)대비 40.43%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7월 초 추정치(426억원)보다 -54.68% 하향 조정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조윤호 동부증권(016610) 애널리스트는 "입찰참여 물량도 감소하고 있고 저수익 프로젝트 관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저유가, 중국발 경제 위기 우려 등으로 공격적인 수주 활동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역성장 국면을 탈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ENG는 2분기에만 해외 저가수주 현장인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프로젝트의 준공 지연으로 추가원가 1000억원이 반영됐다. 국내외 비화공 분야에서의 준공 정산이익이 아니었다면 영업적자로 돌아설 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 중론.
 
게다가 UAE 카본블랙(약 25억달러), 이라크 루크오일(10억달러), 샤이바(약 17억달러) 등은 공사가 진행 중이며 사우디 얀부발전(15억달러), 쿠웨이트 CPF 2번 패키지(16억달러) 등은 설계 단계로 추가 비용 반영 가능성까지 상존하고 있다.
 
조윤호 애널은 "분기마다 저수익 프로젝트에서 추가 공사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 (저수익 프로젝트) 준공까지는 추가공사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유가 기조로 신규 수주 환경도 녹록치 않다. 박용희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여전히 플랜트를 발주하기에는 낮은 수준이고, 만약 낮은 수준에서 발주되더라도 유로화와 엔화가 여전히 원화대비 절하된 상황이라 해외에서 추가수주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수주잔고는 2012년(19조3000억원)부터 지속적으로 하락(올 상반기 11조5000억원)하고 있어 잔고를 매출화하는 건설업 특성상 내년도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대우조선해양(042660)의 대규모 손실 반영으로 수주산업계의 화두가 된 미청구공사 규모도 적지 않다. 2011년 말 전년(7699억원)대비 53% 급증한 미청구공사가 ▲2012년 21.3% ▲2013년 2.25% ▲2014년 8.18% 증가하면서 올 상반기 기준 2조3162억원을 기록했다.
 
미청구공사는 건설사가 공사비를 달라고 발주처에 요구하지 못한 금액이다. 회계장부에는 미리 매출로 잡혀있지만, 실제 현금은 들어오지 않은 미수채권이라는 뜻이다. 반드시 손실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지만, 공사기간 내 받지 못 할 경구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회계전문가들은 잠재적 부실 가능성이 큰 자산으로 분류한다.
 
매출채권의 경우 대손충당금이라도 쌓아두지만 미청구공사는 이마저도 없어 실적이 좋더라도 미청구공사가 급증한 기업은 부실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5월 삼성ENG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한국신용평가도 지난달 'A+(부정적)'에서 'A0(안정적)'으로 낮췄다.
 
한신평 측은 ▲수익성 회복 지연과 ▲신규 수주 축소에 따른 성장성 둔화 ▲대규모 손실 발생과 차입부담 확대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 등을 하향 평가 요인으로 꼽았다.
 
한신평은 "2013년 1조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고 올 6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490%를 상회하는 등 수익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성장성 둔화 등으로 또 다시 '어닝쇼크'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사진은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전경. 사진/홈페이지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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