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중동·중남미 진출나서

서경배 회장 "유럽·미국 최고급 브랜드 인수 의향 있어"

입력 : 2015-09-09 오후 4:54:51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새 먹거리는 중동과 중남미 그리고 동남아 시장에서 찾을 전망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9일 경기도 오산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에서 창립 70주년 기념 간담회를 열고 2016년 두바이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이란 등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중심으로 2020년까지 매출 12조원과 이익률 15%, 글로벌 사업 비중 50% 이상의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중동과 중남미 시장에 눈길을 돌렸다.
 
우선 중동 지역은 현재 중산층이 늘면서 화장에 대한 의식이 변화하고 있어 화장품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늘고 있는 지역이다.
 
서 회장은 "흔히 중동 여성들은 히잡 등으로 얼굴을 가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자기표현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남미 지역 역시 가장 큰 시장인 브라질을 중심으로 미국과 연계된 멕시코, 태평양 연안의 콜롬비아, 칠레, 페루 등 각각 특색있는 시장이 형성돼있다. 특히 중남미 시장은 미(美)에 대한 높은 의식이 있고, 중산층의 증가와 도시화가 화장품 산업에게 기회로 찾아올 전망이다. 특히 K-뷰티 열풍에 힘입어 이 지역 인구들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부터 중남미 시장에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중심으로 본격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시장 도약을 위해 향후 인구 1000만명 이상의 '글로벌 메가 시티(Global Mega City)'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 전략도 세웠다. 특히 막대한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과 부유층이 모여들고 있는 '아시아 메가 시티'에 대한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이미 진출한 국가에서의 브랜드력 확산에 주력함과 동시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메가 시티로의 사업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은 유럽과 미국 시장 공략에는 다른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서 회장은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면 현지에서 성공한 최고급 브랜드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정환 선대회장의 신념에 따라 국내 최초의 화장품 연구를 시작한 아모레퍼시픽은 R&D(연구개발)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R&D 투자금액은 전년 대비 약 17%(139억4100만원) 확대된 971억800만원에 달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아시안 뷰티 연구소(ABL)'를 기술연구원 내에 신설해 아시아 주요 15개 도시를 연교차와 연강수량 등을 바탕으로 지역별, 피부색별 특징을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가운데)이 9일 경기도 오산 뷰티사업장에서 열린 아모레퍼시픽 창립 70주년 간담회에서 한상훈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장(전무·왼쪽), 김승환 아모레퍼시픽그룹 전략부문장(전무·오른쪽)과 함께 해외진출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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