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아시아문화의전당 부분 개관…과제는 남았다

입력 : 2015-09-13 오후 2:18:20
아시아예술극장 개관페스티벌이 지난 4일 개막했다. 이로써 2005년 첫 삽을 뜬 아시아문화의전당이 부분 개관했다. 옛 전남도청 보존과 관련된 갈등, 여러 차례의 설계 변경, 각 원 운영계획 및 운영 조직 변경, 인사 잡음, 거기다가 몇 차례의 개관 일정 변경 등 유례가 없는 거대 프로젝트 아시아문화의전당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세워질지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이번에도 아시아예술극장 부분 개관으로 이외 원들의 개관이 미뤄졌다. 그러니 아시아예술극장에 개관페스티벌에 대한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3주간 33작품이 오르는 아시아예술극장 개관페스티벌은 2주차까지를 지켜본 바로, 일단 성공적이다. 개관작이 공연된 첫 주는 물론 두 번째 주에도 필자가 직접 관람한 수 편의 작품들 대부분이 만석에 가깝게 관객들이 몰렸다. 교통비며 관람비 등의 부담이 만만찮음에도 개관페스티벌을 관람하기 위해 숙박까지 잡고 광주에 온 관객들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과연 광주 이외 지역의 관객 유입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는 깨끗하게 거둬진 셈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다. 국제다원예술축제 페스티벌 봄에서 보여주었던 김성희 예술감독의 안목은 개관페스티벌 프로그램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로메오 카스텔루치 '봄의 제전',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열병의 방' 등은 작가의 명성에 값하는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마크 테 '발링회담', 사카구치 교헤 '제로 리퍼블릭' 등은 아시아라는 테마에 집중하면서 부상하는 신진 아시아 작가의 소개라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특히 아시아 테마는 김성희 감독이 이끌었던 페스티벌 봄과 변별되는 아시아예술극장 프로그래밍의 주요 테마이다. 개막을 앞두고 있는 오카다 토시키, 호추니엔 등을 비롯 이번 페스티벌에 아시아 작가들을 대거 포진했다. 아시아공연예술의 허브라는 이 극장의 목표가 구체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성공'이라는 평가에 대한 반론도 있을 수 있다. 대중성이 없다든가, 관계자들 이외 관객개발이 부족하다든가 등등이 그렇다. 그뿐만이 아니다. 중반을 넘어선 개관페스티벌 프로그램들의 적지 않은 공연들은 스튜디오 혹은 창고나 성당 등 일상의 공간을 읽는 장소특정적 공간이 더 어울리는 것들이었다. 예를 들어 개관작이었던 차이밍량의 <당나라 승려>는 극장1의 거대한 유리문이 열리면서 장관을 연출했지만 이 거대한 규모의 극장에 200석 객석을 만들어 공연하고 있는 모습은 어색했다. 기존 극장을 거부하고 대안적 공간을 추구하는 현대 공연예술의 경향과 이 위풍당당한 극장의 시설이 어긋나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집을 지어놓고 그 집을 부수는 공연들로 개관페스티벌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또한 33편의 개관페스티벌 프로그램에 한국작가들의 참여가 매우 저조하다. 김지선, 서현석, 김성한 등이 참여한 세 작품이 전부다. 물론 작가의 국적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아시아예술극장이 제작한 초연작들도 다수다. 그러나 이미 유럽의 아방가르드 씬에서 발굴된 작가들이 대다수라는 점에서 창제작극장을 표방하는 이 극장이 과연 유럽의 시선을 벗어나 아시아의 새로운 관점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물론 이 질문은 앞으로 개관할 아시아문화의전당 다른 원들에도 해당된다.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남겨둔 성공이다.
 
김소연 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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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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