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 연봉공개 후 미등기 임원 전환 증가

김현 의원 "경영권 행사하는 만큼 미등기임원으로 확대해야"

입력 : 2015-09-14 오전 10:37:21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기준 없이 거액의 연봉을 챙기는 대기업 임원들의 행태를 막기 위해 도입된 등기임원 보수공시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기업 임원들은 제도 시행 후 연봉 공개를 피하기 위해 미등기 임원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비례대표)이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100대 기업의 보수공시 임원 중 미등기임원 전환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LG디스플레이(034220), 현대중공업(009540) 등 대기업들의 임원들이 보수공시 이후 미등기임원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 보수공시 임원 중 미등기임원 전환현황. (단위:억원 /자료=김현 의원실)
 
지난 2013년 국회는 자본시장통합법을 개정하면서 상장사 중 5억 이상 등기임원에 대해서는 연봉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대기업의 불투명한 경영행태와 기준없이 일부 임원들에게 집중되던 거액의 보수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보수공시를 통해 보다 투명한 대기업 경영을 이끌어 내는 것이 법안개정의 목적이었다.
 
하지만 삼성, SK, 현대, LG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보수공시 연도 직후 회장·부회장 등 보수공시 대상임원을 미등기임원으로 전환한 것으로 밝혀졌다.
 
100대 기업 중 보수공시 임원 중 미등기임원으로 전환한 기업은 총 13개사, 16명의 임원들이 미등기 임원으로 전환됐다. 이들의 전환연도 직전 보수의 총액은 467억7000만원에 달했다. 
 
김현 의원은 "보수공개를 피하기 위해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면서 미등기임원으로 전환하는 것은 법안을 개정한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들의 재벌개혁의 열망에 반하는 행위"라며 "재벌 총수와 오너 일가가 미등기임원이라 할지라도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 만큼 투명한 기업운영과 재벌개혁을 위해 미등기임원까지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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