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 곳곳에서 난민 수용 문제를 두고 찬반시위가 격화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과 스페인 등은 난민 수용을 지지하는 반면 헝가리와 폴란드에서는 난민 입국을 저지하는 시위가 잇따르면서 동서 갈등으로까지 격화되는 조짐이다.
특히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난민수용에 있어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는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는 서로에 대한 맹비난을 퍼부으며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독일은 지역별로 극명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베를린에서는 난민을 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반면 하루에만 수 만명이 몰려드는 난민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뮌헨에서는 추가적인 유입을 제지해야 한다며 아우성이다.
결국 독일정부는 뮌헨으로 이동하는 난민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상태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독일이 급격한 난민 유입에 대응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오스트리아 국경을 통제키로 양국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리아 등지에서 넘어오는 난민들 대부분이 오스트리아 철도를 통해 뮌헨으로 입국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양국 정상이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 오스트리아 국영 철도회사는 오후 5시부터 독일로 향하는 모든 열차의 운행을 중단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임시 국경 통제는 무질서하게 독일로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 유입을 제한하고 질서 있는 입국 절차를 회복시키기 위한 응급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4개국은 난민 수용에 대해 극명한 거부 입장을 재차 피력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매일 같이 수백명이 거리로 나와 난민 수용 저지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무조건적인 난민 수용은 무모하고 위험한 정책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함께 유럽연합(EU) 집행위의 난민 강제할당에 대한 거부 입장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영국과 스페인 등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난민 수용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자국으로 들어오는 난민들에게 최소한의 의식주를 제공하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도록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유럽 각국이 난민 수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는 14일(현지시간) EU는 브뤼셀에서 각료회의를 열고 난민 사태에 대한 논의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난민 강제 할당문제를 두고 국가들 간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만약 이번 회의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못할 경우, 특별 EU 정상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독일에 도착한 난민들이 열차에서 내리는 모습.(사진-=뉴시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