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서민은 없고, 기업·부자는 있고'

전세보증 상위 20명 연봉 2억…6억 이상 고소득자도 지원

입력 : 2015-09-15 오후 2:08:20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이 지나치게 기업에 편중, 서민 주거복지 증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6억원이 넘는 고소득자에게도 전세대출을 지원, 전세난의 단초를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성호(새정치) 의원은 15일 열린 국토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체 보증실적 324조원 중 기업보증은 255조원에 이르는 반면 개인보증은 69조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출범한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주거복지증진과 도시재생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각종 보증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수행하는 보증상품은 크게 25종으로 기업보증과 개인보증 상품으로 나뉜다. 기업보증은 주택분양보증 등 총 15개 상품이 있고, 개인보증은 주택구입자금보증 등 총 10개 상품이 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전체 보증실적에서 개인보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0%에서 2012년 10.5%, 2013년 21.5%, 2014년 27.3%, 2015년 8월말 기준 33.3%로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최근 5년간 개인 보증 상품별 보증실적을 확인해 보면 주택구입자금보증이 전체 개인보증 금액의 85.5%인 58조원을 차지할 정도로 쏠림현상이 심하다.
 
개인보증상품 중 2012년 4월 출시된 리모델링자금보증은 아직까지 보증실적 1건도 없다. 기금전세자금대출보증은 2012년 171억원을 보증한 이후 단 한건의 실적도 없다. 임차료지급보증 역시 지난 2013년 출시됐지만 실적은 87억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단 한건의 보증실적도 없다. 임대주택매입자금보증도 2013년 12억원, 2014년 7억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13년 4.1부동산대책 등의 후속조치로 도입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과 전세금안심대출보증은 갈수록 보증 지원 세대가 줄고 있다.
 
◇최근 5년간 개인보증 상품의 보증 실적 자료/주택도시보증공사
 
정 의원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주거복지증진이라는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개인보증상품에 대한 구조조정과 함께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주거복지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증 상품을 개발하는 등 개인보증 업무를 더욱 확대·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민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전세금안심대출보증 상품은 연봉 6억원 이상의 고소득자에게도 지원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무분별한 전세자금대출은 전셋값 상승 촉발한 원인 중 하나다.
 
김태원(새누리) 의원에 따르면 전세금안심대출보증 지원을 받은 사람 중 연간 인정소득 상위 20명의 평균 연봉은 2억94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 6억5000만원, 4억8600만원을 받는 고소득자도 포함됐다. 상위 20명이 받은 대출금은 38억1200만원에 달한다.
 
김 의원은 "소득 제한 기준이 설정되지 않아 전세자금 보증이 당초 취지와 다르게 돈 떼일 위험이 적은 고소득자에게 지원되고 있다"며 "고소득 계층은 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력을 갖고 있지만 서민들은 전세 구하기도 어렵고 전셋값 폭등으로 전세에서 월세로 떠밀려가야 하는 실정이다"고 전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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