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비아파트 임대차 둘 중 하나 '월세'

2011년 42%였던 비중 올해 50%로 급증

입력 : 2015-09-16 오후 3:49:41
서울 임대차시장이 분기점에 도달했다. 올 해 서울에서 임대차계약을 한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형 주택 둘 중 하나는 월세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세차익에 대한 강한 기대감으로 투자용 주택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를 놓던 집주인들이 안정적인 월세에 안착하며 월세시대를 이끌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8월 서울에서는 총 33만4530건의 전·월세 임대차계약이 신고됐다. 이 중 아파트는 11만9147건이며, 비아파트는 21만5383건이 계약됐다.
 
특히, 비아파트 월세계약은 1만5860여건으로, 전체 임대차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기록했다. 서울 비아파트 월세계약 비중이 절반을 넘은 것은 2011년 집계 이후 처음이다.
 
2011년 40.4%였던 월세비중은 ▲2012년 42.3% ▲2013년 47.2% ▲2014년 48.6% ▲2015년 50%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강남3구는 51%로 서울 평균보다 높다.
 
주로 월세로 공급되던 단독·다가구주택 외 연립·다세대주택까지 월셋집으로 공급되며 월세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연립·다세대주택은 규모, 시설 등의 면에서 아파트의 대체주거시설로, 주로 전세로 공급돼 왔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8월 74.1%였던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낙찰가율은 지난달 82.7%로 뛰었다. 연립·다세대주택이 전세난 속에 월세 수익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연구원은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실수요도 있지만 월세를 놓기 위한 투자수요가 경매장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연립·다세대주택은 고가인 아파트와 단독·다가구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금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최고가를 자랑하는 서울 아파트는 여전히 전세가 주류다. 하지만 아파트 역시 빠른 월세화 과정을 겪고 있다. 올 들어 서울에게 계약된 아파트 임대차 중 월세는 4만8100여건이다. 월세비중은 36.8%다. 5년 전 18.3%에 불과했던 월세계약이 두 배나 늘었다.
 
올해 강남3구 월세비중은 36.8%로 서울 평균보다 높다. 송파구에서 주거 선호도가 높은 잠실 엘스는 7월~9월 현재까지 총 90건이 월세로 계약이 체결됐다. 전세 35건보다 월등히 많다. 전셋값 추가 인상분을 월세로 돌리며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주택시세차익 기대감이 컸던 서울은 월세보다 전세가 선호되던 시장이다.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투자용 주택을 추가 매입하는 형태의 투자전략이 보편화돼 있다. 하지만 최근 과거와 같은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길 가능성이 낮아지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월수입을 올릴 수 있는 월세공급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장기 전세난에 임대차시장에서 집주인이 절대 우월적 지위를 차지, 월세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체결된 비아파트의 임대차계약 중 절반은 월세였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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