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정부 3%대-민간 2%대 '팽팽'

정부 "정책 효과로 3%대 성장"…시장 "수출부진으로 2%대 정체"

입력 : 2015-09-16 오후 3:13:39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놓고 정부와 민간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안 등 경기부양 정책 효과로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져 내년 3%대 성장을 예상하고 있는 반면, 민간 연구소 등은 수출부진 등의 이유로 2%대 수준에서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3%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경기가 회복 사이클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내년에는 3.3%의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내년 3%대 경제 성장을 예상하는 것은 올해 7월 편성한 추경과 통화당국의 금리인하 등 각종 경기부양 정책들이 내년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방안',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 '소비 활성화 방안' 등 끊임없이 경기부양 대책을 쏟아냈다. 여기에 상반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경기가 위축되자 9조3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해 돈도 풀었다.
 
통화당국도 힘을 보탰다. 한국은행은 3월 기준금리를 1.75%로 낮춘데 이어 6월 1.50%로 재차 하향조정해 경기부양에 힘을 실었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양쪽에서 경기회복을 위해 공격적으로 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내년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민간부문의 시각은 다르다. LG경제연구원은 '2016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기존 2.9%에서 2.7%로 하향조정하면서 2%대 수준에서 정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기관들은 이보다 앞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대에서 2%대 중반으로 줄줄이 낮췄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기존 전망치 3.0%를 2.5%로 하향조정했고, 이달 들어서는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3.2%→2.2%)와 일본계 노무라증권(3.2%→2.2%)도 2%대로 끌어내렸다.
 
민간에서 이처럼 판단하는 것은 올 하반기 중국의 성장 둔화와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세계경제 회복세가 더욱 느려지면서 국내 수출부문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소비 등 수출 부진을 메워줘야 할 내수도 고용 증가 둔화 등으로 취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소비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워 내년에도 성장률이 2%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메르스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가 내년에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 성장활력은 더욱 낮아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년에는 3.3%의 성장률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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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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