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의 숙원인 은행업 진출이 이사회 반대로 또 다시 무산됐다.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은 그동안 KB금융지주, 우리은행, 인터넷 전문은행 등 은행업 진출을 시도 했지만 이사회 반대로 번번이 막힌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제 더 이상 교보생명의 은행산업 진출 선언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IT와 인터넷 마케팅이 어우러지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해서는 교보생명의 장점인 리스크 관리 능력을 살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교보생명이 인터넷 전문은행업에 진출하지 않기로 한 것은 KT, 우리은행 등 컨소시엄 내 기업들과의 의견 불일치와 이사회 반대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교보생명은 컨소시엄 구성에서 은행법 개정안 통과로 은산분리가 완화된 후에도 자신들이 인터넷 전문은행의 대주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KT와 우리은행은 은행법이 개정된 후에는 KT가 최대주주를 맡아야 한다며 교보생명과 대립했다. 이에 은행 경영권 보유를 원했던 교보생명이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접었다는 설명이다.
은행 진출에 대한 이사회의 반대도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금융당국이 중국 안방보험을 의식해 교보생명에게 입찰을 포기하라고 지시했다는 소문도 나왔다. 하지만 당시에도 이사회의 반대가 있었다. 이사회진을 만나러 고위 임원이 미국을 다녀왔지만 결국 입찰 포기라는 결과를 들고 돌아온 것이다.
교보생명은 2012년에도 주식을 KB금융지주 신주와 맞교환하는 형태의 스와프딜을 추진했다가 결렬된 바 있다. 또한 IMF 이후 2000년대 초반에도 A은행에 교보생명 지분을 넘기려는 움직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창재 회장은 은행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왔지만 딜이 성사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며 "앞으로 교보생명과 은행과의 인연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뉴시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