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카메라 철수설 끊이지 않는 이유는

낮은 수익성에 글로벌 1위 목표달성도 쉽지 않아…마케팅 활동도 '잠잠'

입력 : 2015-09-17 오후 1:32:22
[뉴스토마토 임애신·김민성기자]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업계에 또다시 돌고 있어 진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가 카메라 사업을 축소하는 작업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카메라 생산에 대한 마지막 오더를 공장에 내렸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6개월 전 NX500을 출시한 후 전과 다르게 국내외에서 마케팅 활동이 없고 신제품 출시도 뜸해졌다"며 "사업을 한번에 접는 모양새가 아닌 하나하나 떼어내는 방식을 취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을 분리하거나 매각할 것이라는 설이 제기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초부터 업계에는 철수설이 꾸준히 나돌았고 급기야 지난 7월에는 삼성이 직접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권영노 삼성전기 경영지원실장(전무)은 7월28일 2분기 실적발표 후 기업설명회(IR)에서 전자로부터 카메라 사업을 인수할 것이라는 루머를 공식 부인했다. 권 전무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모두 삼성그룹에 소속된 관계사이지만 독립 경영을 하고 있다"며 "가져오고 싶어도 이해관계가 맞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개월만에 또다시 철수설이 제기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카메라 산업이 부진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도는 것 같다"며 "전세계적으로 카메라 시장이 줄어들고 있지만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미러리스 카메라 'NX500'. 사진/ 뉴시스 
 
삼성의 적극적인 설명에도 카메라 사업 철수설이 이어지는 데엔 이유가 있다.
 
삼성에게 카메라 사업은 특별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지난 2012년 카메라 사업 일류화를 주문한 이후 2015년까지 미러리스 카메라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꿰차겠다는 목표로 정진해왔다.
 
삼성은 한 때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업계 1위 소니를 바짝 추격하며 양강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의 벽은 높았고 더 이상의 실적을 거두기는 어려웠다. 당시 삼성 카메라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스마트폰과의 연동성을 무기로 내세웠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풍이 불면서 카메라와 스마트폰 연동은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어졌다. 삼성 카메라만의 장점이 사라진 것이다.
 
무엇보다 100년이 넘는 광학기술을 보유한 카메라 업체들 사이에서 후발주자인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는 여전히 낮았다. '마케팅의 삼성'이라고 불릴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지녔지만 마케팅 전략만으로 카메라 전문가 집단의 마음을 잡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수익성도 담보되지 않았다. 201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이미징사업부의 영업권 가치는 0원으로 전락했다. 2011년 2871억원에서 2012년 825억9900만원으로 급감한 데 이은 결과다.
 
이후 삼성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스마트폰을 만드는 무선사업부로 흡수시켰다.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무선사업부의 1등 DNA를 카메라에 전파하기 위해서다. 이후 'NX미니', 'NX500' 등을 출시했지만 소니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2015년 미러리스 카메라 세계 시장점유율 1위'라는 당초 목표는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해졌다.
 
삼성 카메라 철수설은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 부회장은 지원부서 인력의 10%를 현장에 배치하고, 전용기와 전용헬기를 매각하는 등 전사적인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때문에 이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을 정리할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에 사업 철수설이 퍼졌을 때 증권가와 카메라 업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며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삼성이 루머를 흘렸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라고 전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전용기를 처분하고 의전을 지양하는 등 실용주의를 추구하면서 아버지 때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경영 효율성만 생각했을 때는 카메라 사업을 자체적으로 영위하기보다 이와 관련된 광학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 의료기기 등과 접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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