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내년 20대 총선에 적용할 국회의원 지역구 수를 244~249석 범위에서 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여야 정치권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8월 31일 인구 기준으로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선거구별 인구편차(2:1)를 적용하면 각 선거구별 상한 인구수는 27만8945명, 하한 인구수는 13만9472명이다. 현행 지역구 246곳 가운데 상한 초과는 36곳, 하한 미달은 26곳으로 조정 대상 선거구는 총 62곳에 달한다.
지역구 의석 현행 246석 유지를 가정하면 상대적으로 인구수가 많은 서울(1석), 인천(1~2석), 경기(7석) 등 수도권 지역은 의석수가 증가하고 인구수가 적은 경남(1석), 경북(2~3석), 광주(1석), 전남·북(1~2석), 강원(1석) 등 농어촌 지역 대다수는 10석 내외의 의석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된다. 획정위 제시안의 최대치인 249석으로 계산해도 6석 안팎의 농어촌 의석수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새누리당 황영철,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의원 등 ‘농어촌·지방 주권 지키기 의원 모임’ 소속 여야 의원들은 21일 국회 기자회견을 갖고 “획정위가 발표한 지역구 의석수는 농어촌·지방 국회의원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라며 “즉각 철회하고 새로운 수정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여야 지도부에게 ▲지방 농어촌특별선거구 설치 논의 ▲농어촌 의석수 유지를 위한 비례대표 의석수 감축 검토 등을 촉구하면서 단체행동에 나설 뜻을 밝혔다.
비례대표 의석수를 줄여서라도 농어촌 의석수 감소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새누리당 역시 획정위안에 부정적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획정위안을 “비현실적인 안”이라며 “정개특위를 빨리 열어 여야 간 기준을 합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의 회동가능성도 열어 놨다.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이번 주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전체회의를 열고 획정위안을 테이블에 올릴 방침이다. 그러나 야당인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은 권역별비례대표 도입과 함께 ‘지역구 수를 축소하더라도 비례대표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기에 여야 논의가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농어촌·지방주권지키기의원’ 모임 소속 여야 의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선거구획정위가 제시한 선거구 획정안 관련 논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