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외적인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리정책 보다는 환율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이 추가적인 저금리정책으로 대응하면 가계부채를 늘리고 버블만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1일 한국금융연구원과 아시아금융학회가 공동 주관한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응한 한국의 금리 및 환율정책 과제' 세미나에서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대외적 충격에 환율정책으로 대응할 경우 수출이 늘고 경상수지 흑자로 이어져 자본유출 감소와 수출증대로 경기부양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경우 경기가 부양되고 수입이 증가해 경상수지가 악화, 자본유출로 이어져 외환위기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
김정식 교수는 과거 중국과 일본이 미국의 금리인상에 환율정책으로 대응해 위기를 겪지 않고, 오히려 경제성장의 기회가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은 대외적 충격에 환율정책으로 대응하지 않고 대신 국내균형을 위해 금리정책으로 대응한 결과 위기를 겪었는데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둔 지금도 기존과 같은 정책대응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경기 경착륙을 막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보다는 환율정책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저성장국면으로 들어갔다"며 "소비자의 미래가 불확실하고 노후소득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를 인하한다 해도 투자나 소비가 늘어날 수 없어 내수가 부양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국내 외국인 자본 유출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신흥국의 외환위기가 전이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국내 경기 둔화 를 감안할 때 기준금리를 즉각 동반 인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금리에 후행적으로 완만하게 상승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과 아시아금융학회 주최로 열린 정책세미나가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응한 한국의 금리 및 환율정책 과제'를 주제로 열렸다. 사진/뉴시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