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같이 살래요? - 한 지붕 여러 살림 쉐어하우스 우주

사회적 기업

입력 : 2015-09-21 오후 7:18:24
최근 1인 가구 주거 대책의 하나로 ‘셰어하우스’가 떠오르고 있다. 셰어하우스는 하숙, 기숙사, 원룸과는 달리 여러 사람, 즉 1인 가구들이 집을 나누어 사는 형태를 말한다. 한 지붕 아래에 모인 다양한 사람들이 가까이 살면서 일상을 공유한다. 이들은 보통 도시의 높은 보증금 부담 때문에, 혹은 혼자 사는 외로움 때문에 셰어하우스를 선택한다. 쉐어하우스 우주는 이들을 위해 셰어하우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청년들과 사회초년생들을 위해 셰어하우스를 만드는 기업, 우주를 만났다.
 
쉐어하우스 우주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릴게요!
 
우주는 셰어하우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집을 사서 실내장식과 가구설비를 갖춘 후 입주자에게 분양하는 방식이지요. 셰어하우스는 한 집에 최소 6, 7명이 공동 생활하는 주거를 말합니다. 방은 1인실, 2인실 등이 있고 거실이나 주방, 화장실은 함께 사용하지요. 저희는 서울에서 셰어하우스 사업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총 21호점을 열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쉐어하우스 우주 사업은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나요? 
 
대학생들과 함께 창업 아이템 회의를 했었어요. 그때 대학생 인턴 한 분이 월급의 절반이 주거비로 나간다며 고민을 이야기했죠. 혼자 살며 소득의 50% 정도를 주거비로 지출하면서도 주거 공간은 열악하고, 정서적으로도 안정적이지 않다더군요. 그리고 지방에서 서울에 살게 되면서 보증금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희는 이 문제를 사업으로 해결할 수 없을까 생각하던 중에 셰어하우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셰어하우스가 일본이나 미국의 대도시에서는 많이 보편화 되어 있는 편이에요. 저희는 그 문화를 한국에 접목했습니다. 셰어하우스는 무엇보다도 입주 초기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초기 비용은 실제로 거주하시는 분들이 느끼기에 약 10%로 줄어듭니다. 기존 원룸 보증금이 1천만 원, 2천만 원 정도 들었다고 하면 저희는 많아야 120만 원 정도가 필요하거든요. 이렇게 보증금의 문턱을 낮추고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집 우(宇), 집 주(主)자를 쓰는 우주는 ‘HAPPY TOGETHER’라는 문구와 함께 테마가 있는 셰어하우스에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쉐어하우스 우주 홈페이지. 사진/바람아시아
 
 
여러 개의 지점들이 저마다 특색을 갖추고 있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각각의 테마를 설정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집들이 테마를 가지면서 많은 분이 너무 테마 위주의 생활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테마는 처음에 비슷한 취미에 대한 이야기나, 공동의 관심사를 찾으며 친해질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어요. 또 일반적으로 미혼자들이 집을 꾸밀 때 경제적인 이유나, 혼자 산다는 이유로 인테리어를 많이 할 수 없잖아요. 저희는 정해진 테마에 따라 20대, 30대분들이 좀 더 꾸며지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공간에서 살 수 있게 하도록 테마를 잡게 되었습니다. 테마도 ‘요리’, ‘커피’, ‘캠핑’, 등 취미나 ‘취업’, ‘창업’ 등 같은 관심사로 모이다 보니 처음 만나 사는 사람들끼리 더 빨리 가까워지게 되는 효과도 있죠.
 
각각의 테마로 꾸며진 쉐어하우스. 사진/바람아시아
 
입주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반응은 다양하게 갈리는 것 같아요. ‘나는 야구를 안 좋아하는데 야구 집에 들어갈 수 있나요?’라며 물어보는 분들도 있고, 어떤 분들은 하루하루가 그런 테마 위주로 돌아가는 식이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의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테마는 입주자분들의 거주 분위기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보통은 많이 좋아하는 편이에요. 특히 짧게 살고 가는 분들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테마가 좋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주는 일반적인 주거 계약과 달리 계약 기간을 6개월로 하고 있다. 공동생활을 하면서 모든 구성원과 다 맞을 수 없고, 맞지 않는 상태로는 오래 지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입주해서 6개월 동안 산 뒤, 셰어하우스가 자신의 성향에 맞는다면 연장할 수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청소서비스, 오픈 하우스 파티, 방역서비스 등 입주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우주의 노력을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입주자들의 요구를 다 맞추기엔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사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힘들었다기보다 난처할 때가 많아요. 입주자 분들끼리 서로 안 맞으실 때 저희가 중재를 도와야 할 때죠. 특히 제일 난감했던 건 생활 방식에 관한 문제였어요. 새벽에 출근하시는 분들과 아닌 분들이 알람 문제로 불편함을 느끼셨던 거죠. 저희는 당시 세세한 부분까지 확인하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주거 사업을 하는 것이니 주거 공간을 만들고 분양만 하면 되는 줄로만 알았던 거죠. 그 뒤로는 실질적으로 입주자의 생활 전반을 신경 써서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매번 새로운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 문제에 관해 고민하고, 개선하거나 문제를 아예 없앨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다른 측면으로는 시설관리와 함께 거주하시는 분들이 더 즐겁게 생활하도록 생활 제도나 이벤트 등 저희가 더 제공할 수 있는 부분들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있어요. 
 
시설보다는 개개인들이 맞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으시겠네요.
 
네, 꿈과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이 만났을 때 생기는 시너지를 중요시했던 게 사업 초기의 생각이었다면 지금은 실제로 사는 사람들끼리 부딪힐 수 있는 문제에 더 힘을 쓰고 있습니다. 생활 지침을 어디까지 제안할 거냐 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필요하고요. 시설에 대한 것들은 기존 인테리어 이외에 입주자분들이 살기에 어느 정도 수납공간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주인이 되려면 인터뷰를 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구체적인 목적이 있다면요?
 
저희 입주 절차에 인터뷰가 있는 이유는 좋은 분들과 함께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저희가 일반 원룸보다 보증금이 낮은 편이고, 간혹 월세도 30, 40만원 대로 시세보다 저렴하면서 시설이 좋게 나오다 보니까 단순히 집을 찾기 위해서 온 분들이 많아요. 보통 그런 분들은 입주 처리 과정이 빨리 되기를 원하는데요. 실제로 와서는 셰어하우스나 공동생활에 대한 아무 고민 없이 들어오다 보니까, 나가겠다는 분이 조금 있었어요. 그런 부분 때문에 저희가 인터뷰 과정을 필수로 하고 있지요. 인터뷰 때는 저희가 여쭤보기도 하고, 저희도 많이 말씀해 드려요. 이 공간에서 적게는 5명, 많게는 8, 9명이서 사는 집이다 보니, 이런 부분이 불편하실 수도 있고, 혼자 살 때와 다를 수도 있어서 그런 부분까지도 고려를 해보고 결정을 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있고요. 인터뷰의 주 내용은 생활 패턴부터, 공동생활 경험이 있으신지, 만약에 있으셨으면 어떤 게 어려웠고, 어떤 게 좋으셨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쉐어하우스 사업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1년 정도 2개 지점에서 살았던 분이 다른 곳으로 이사 가시면서, 처음에 살았던 집에 자리가 나면 알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꼭 다시 들어가고 싶다고 하시면서요. 그렇게 입주자분들이 재계약을 해 주시거나, 다시 입주하고 싶다고 해 주실 때가 가장 뿌듯하고 보람 있는 것 같아요. 저희의 주거공간과 서비스에 만족하셨다는 뜻이니까요! 그리고 셰어하우스에 와서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고 해 주실 때도 참 좋아요. 저희가 좋은 분이라고 생각한 분을 같이 사시는 분들도 서로 좋다고 느끼고 즐겁게 사시는 거라 생각했거든요. 
 
쉐어하우스 우주가 이렇게까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쉐어하우스라는 주거 형태 자체가 가지는 경제적인 장점과 정서적인 이유기 있을 것 같아요. 보증금 때문에 오시는 분들도 많은데 많은 분이 혼자 생활하는 게 외로워서 오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특히 연장하시는 분들은 혼자 살아보신 경험을 많이 가지신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 말씀으론 같이 사는 게 불편한 점이 있긴 하지만 확실히 좋은 것 같다고 해요. 편안한 시설에서 마음이 맞는 분끼리 살게 되시면 굳이 나갈 이유도 없죠. 또 소소하게 사람 사는 정이 있는 집이라는 점이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주변에 추천도 많이 해주시고요. 또 셰어하우스를 가정 주거 단지 안에 있는 아파트나 빌라 위주로 하다 보니 1인 주거단지보다 훨씬 안전해서, 혼자 사는 여자 분들은 더 안심하고 사실 수 있거든요. 그런 점들이 잘 맞물려서 관심을 꾸준히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쉐어하우스에 필요한 요소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실제로 사는 사람의 상황에서 꾸준히 고민해보는 게 저희가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태도인 것 같아요. 초기에는 운영자 입장에서만 셰어하우스를 바라봤다면, 지금은 점점 바뀌어서 실제 내가 사는 사람이라면 어떤 게 필요할까? 실제 내가 거주자라면 이 부분이 제일 먼저 해결되는데 훨씬 더 만족도에 좋지 않을까? 하는 점들을 고민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운영이나 제도적으로 준비하는 것들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거주자들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시선을 계속해서 가지려 해요. 
 
마지막으로 우주에 오려고 하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쉐어하우스 생활은 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만큼 불편한 부분이 분명 있을 수 있다는 부분을 염두에 두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서로 조심하고 배려해야 즐거운 셰어하우스 생활을 하실 수 있거든요. 보증금 부담이 적어서, 혹은 신기한 주거형태라는 호기심에 신청하기에 앞서 ‘내가 정말 여러 명이 함께 사는 집에서 살기에 적합한 사람일까?’, ‘같이 살면 어떤 점들이 불편하고, 또 어떤 점들이 좋을까?’하는 점에 충분히 고민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고민한 끝에 셰어하우스 입주를 선택하셨다면, 셰어하우스에서의 생활과 또 다른 궁금증들을 우주와 함께 풀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쉐어하우스 우주는 입주자들이 공동의 삶을 더 즐겁게 향유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이었다. 입주자들이 모여 친해질 수 있게 오픈 하우스 파티 이벤트를 하고, 함께 청소하게 하는 등 모든 입주자의 참여 또한 격려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직업상의 이유로, 학업 상의 이유로 혼자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보다 더 저렴한 보증금을 내고 더불어 살아간다. 계속된 1인 가구 수의 증가와 전·월세 난으로 셰어하우스는 더욱 더 늘어날 전망이다. 셰어하우스를 통해 더 많은 젊은 세대들이 주거 고민을 해결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함을 안고 살 수 있다면 조금 더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쉐어하우스에 붙여지는 문패. 사진/바람아시아
 
 
 
문혜현 기자 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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