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오는 12월22일과 31일에 각각 특허가 만료되는 본점(소공점·1980년 개점)과 월드타워점(잠실점·1989년 개점) 수성에 본격 나선다.
23일 롯데면세점은 '비전 2020' 발표와 함께 오는 25일 마감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신청에 본점과 월드타워점 두곳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6년부터 향후 5년간 외국 관광객 1300만명을 직접 유치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비전 2020'에서 롯데면세점은 단일 매장 기준 세계 1위의 면세점인 소공동 본점의 비전을 'The Best(최고 그 이상의 면세점)'로, 한국 관광의 랜드마크로 떠오르는 잠실 월드타워점의 비전을 'The Next(대한민국 면세사업의 새로운 미래)'로 제시했다.
연도별로는 2016년 200만명, 2017년 240만명, 2018년 270만명, 2019년 300만명, 2020년 340만명으로 연평균 14%의 성장률이다. 이를 위해 세계 12개 지점 19개 영업사무소를 기반으로 ▲한류 스타 콘텐츠 상품 개발 ▲해외 관광박람회 개최 ▲크루즈 관광 상품 개발 ▲VVIP 퍼스널 쇼핑 컨시어지(관광객 트렁크·여행가방 보관서비스) 운영 등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이 직접 유치한 외국 관광객은 155만명으로 연간 전체 방한 외국인(1420만명)의 10.9%에 해당한다.
롯데면세점은 이 같은 외국 관광객 유치를 통해 5년간 29조원의 외화수입을 올려 관광수지 흑자국 전환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또 서울 관광 지역내총생산(GRDP)의 20%에 해당하는 19조원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와 업계 최다인 9만6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전 2020'에는 롯데면세점이 국내 면세시장의 균형 발전을 위해 상생문화 확산에도 일조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회사는 '2015년'을 사회공헌 혁신의 원년으로 삼고, 올해 180억원의 예산을 배정, 이미 취약계층 자립 지원기관에 102억원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200억원 규모의 협력업체 동반성장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며, 2016년까지 중소기업 브랜드 매장을 2배 이상 확대키로 했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 창원, 청주, 양양 등 지방의 중소 시내면세점 사업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브랜드 유치 지원 등 동반성장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프랑스 면세기업인 '엘에스 트래블 리테일(LS Travel Retail)'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오른 롯데면세점은 '비전 2020' 실천을 통해 5년 안에 세계 1위 사업자로 도약,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현재 세계 1위와 2위 사업자인 스위스의 듀프리(Dufry)와 미국의 디에프에스(DFS)는 대형화 전략을 통해 세계 시장을 선도해가고 있다. 특히 듀프리는 지난해와 올해 공격적인 M&A를 통해 매출 규모를 9조원대로 늘린 바 있다. 롯데면세점은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글로벌 면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M&A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M&A가 실현될 경우 롯데면세점은 세계 1위 달성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기준 외국인 관광수입(19조원) 중 27%(5조원)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면세시장을 한단계 재도약시키기 위해 세계 1위 면세점인 소공동 본점은 물론 세계 최초의 '관광쇼핑 복합단지 면세점'을 지향하는 잠실 월드타워점을 차세대 세계 최고의 관광메카로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강북에 편중돼 있는 관광 자원을 강남과 연계시킬 수 있도록 월드타워점을 허브 역할로 삼을 계획이다. 우선 강남역·가로수길·코엑스몰·석촌호수·올림픽공원 등 강남의 주요 관광 거점을 활성화하기 위한 '강남 문화관광 벨트'를 조성하고, 이와 함께 강남과 강북을 잇는 시티투어버스를 별도로 운영해 강북의 외국 관광객을 강남으로 유인,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강남권 관광자원 개발을 위한 투자에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외국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에게 휴식공간과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석촌 호수에 미국 라스베가스 벨라지오와 같은 하모니 분수를 조성하고, 지역 전통시장 상인회 등과 MOU를 체결해 전통시장 먹자골목 관광 상품화에도 나서기로 했다.
월드타워점은 국내 최대 명품 부티크 플래그십 스토어와 클래식 전용홀, 아시아 최대 멀티플렉스, 아쿠아리움 등 쇼핑은 물론 관광과 문화예술체험, 식사, 여가 등을 단지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체험 쇼핑 공간이다. 증가세에 있는 방문객들에게 쾌적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2016년 12월까지 약 1만㎡를 추가 확장해 국내 최대인 3만6000㎡ 규모의 면세점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또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지역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서도 아낌없는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본점 입구에 있는 한류스타 거리 '스타에비뉴(Star Avenue)'에 초대형 LED 디지털 터널을 설치해 관광 명소화하고, 롯데백화점 본점 건물 외벽을 활용해 미디어 파사드쇼(건물 전체 외벽에 빛을 사용해 이미지와 의미를 만드는 미디어 아트)를 정기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한민국 문화융성을 위해 동대문·인사동·남대문시장·홍대 등 강북 8곳의 명소를 거점으로 'K-컬쳐 엑스포'를 연중 개최해 '강북 문화관광 벨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1980년 롯데면세점 본점을 개장한 이래 적지 않은 기업들이 외부환경의 변화로 사업권을 반납하고 매각하기도 했지만 롯데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면세시장을 세계 최고로 성장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35년 동안 쌓아온 브랜드 파워와 인프라, 노하우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강화시켜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과 경제활성화에 밑거름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 본점(소공점·왼쪽)과 월드타워점(잠실점·오른쪽) 전경. (사진제공=롯데면세점)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