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을 보여줘

오늘 부는 바람은

입력 : 2015-09-23 오후 5:18:48
지난 8월 24일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라 불리는 이승우 선수가 17세 이하 축구대표팀 소집을 위해 입국했다. 바르셀로나 B팀 소속인 이승우는 축구 실력만큼이나 파격적인 발언들로 주목을 받았다. “일본 정도는 쉽게 이길 수 있다”, “최연소 국가대표가 목표다”와 같은 발언들로 화제가 된 이 선수가, 이번엔 분홍색으로 머리를 물들이고 등장했다. 인터넷은 이승우 선수의 머리 색깔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선수 개인의 헤어스타일까지 신경 쓸 것 없다’는 무덤덤한 반응부터 ‘너무 튄다’, ‘대표팀 소집인데 놀러 왔냐’는 부정적 반응까지.
 
 
 
사진/바람아시아
 
 
이번 대회에서 이승우 선수는 주위의 시선이 어떻든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 9월 4일 열린 2015 수원 컨티넨탈컵 국제 청소년(U-17) 국가대표 축구 대회 2차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이승우 선수는 피파 징계로 인해 바르셀로나에서 연습경기만 뛰고 있어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유럽에서의 생활로 팀 플레이보단 개인 플레이에 능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이승우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골로 씻어냈다.
 
대한민국 제1야당에도 자신의 능력을 선보여야 할 사람이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내홍을 겪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총선 공천 혁신 방안에 대한 의견 대립과 당 지지율 하락에 대해, 비주류는 문재인 대표에게 책임을 물으며 ‘조기 사퇴’를 주장하고 있었다. 지속적인 당 대표 흔들기에 문재인 대표의 해결책은 당 대표 ‘재신임 카드’였다. 지난 9일 자신에 대한 당내 여론이 시끄럽자, 문재인 대표가 내세운 돌파구다.
 
그런데 문재인 대표가 내세운 돌파구가 시원찮아 보였다. ‘재신임’에 대해 당내에서 의견이 갈렸다. “조기 전당대회를 하면, 재신임투표 결과가 불신임으로 나왔을 경우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의 시간을 벌 수 있다.”(비주류)와 “문재인 대표가 큰 결단을 한 만큼 이번 재신임 투표를 받아주어야 한다.”(주류)로 나뉘었다. 당내 분열을 막기 위한 그의 결심이 오히려 잡음을 만들었다.
 
잡음 속에서도 문재인 대표는 자신이 내세운 카드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 당 대표 흔들기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겠다는 의지였다. 비주류는 ‘조기 전당대회론’을 보류하고 재신임 투표 철회를 요구했고, 당내 중진 의원들은 문재인 대표와의 대화를 시도했다. 열흘 남짓한 시간 동안 ‘재신임 투표’에 대한 당의 의견이 모이지 않자, 중진 의원들은 당무위원회 · 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논의 주제는 ‘문재인 대표 재신임’
 
지난 20일, 2시간 30분의 연석회의 결과는 문재인 대표 재신임 확인이었다. 재신임 투표는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문재인 대표는 “연석회의 결과를 아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이번 문재인 대표 재신임 투표 논란은 마무리됐다. 더불어 이번 연석회의 결과로 문재인 대표의 명분은 어느 정도 살아났다. 당에서 자신을 대표로서 다시 신임을 했으니 문재인 대표는 당의 기강을 세울 수 있는 기회다.
 
대한민국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번 재신임 투표 카드를 통해 주변 여론에 넘어가지 않는 뚝심을 보여주었다. 이제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아직 힘을 잃지 않은 비주류의 공세는 계속될 것이고, 20% 중반에 고착되어 있는 당 지지율은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당장 내년엔 총선을 앞두고 있다. 이번 재신임만으로 이 모든 상황을 뚫을 수 있다는 기대는 무리수다. 다만, 문재인 대표의 능력을 선보일 수 있는 판은 깔아졌다. 이제는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할 테다.
 
 
김동현 기자 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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