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인 인천 도화 e편한세상에서 계약 포기자가 속출해 청약을 하지 않았던 사람에게까지 문자를 돌리며 계약을 권유했다. 5.5대 1의 평균경쟁률은 결국 허수로 확인 됐는데, 중복 청약이 가능한 제도 등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고오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지난 18일~22일 진행된 정당계약에서 계약자 100% 모집에 실패, 23일 '내집마련 신청자'를 대상으로 계약접수를 받았다. '내집마련 신청자'는 분양 상담 당시 입주의사를 표시했던 소비자들이다. e편한세상 도화는 공급분의 20%를 예비청약자로 뽑았지만 이들마저도 계약을 거부, '내집마련 신청자'들에게 연락을 돌린 것이다. '내집마련 신청자' 중에는 청약 후 떨어진 사람도 있지만 청약을 넣지 않은 사람도 포함돼 있다.
이달 초 입주자모집 접수를 받은 도화 e편한세상은 2051가구 공급에 1만1258명이 몰리며 평균경쟁률 5.5대1로 1순위 마감됐다. 국토부와 대림산업은 이를 대대적인 홍보를 했고, 지난 17일 열린 착공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사업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박 대통령은 양질의 서비스와 주거시설을 갖춘 뉴스테이가 정착될 경우 선진국형 주택전문관리업이 성장발전하는 계기가 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창조경제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6만가구 공급을 공언했던 바 있다.
하지만 정확한 계약률은 알수가 없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관례상 분양사업 계약률은 공개를 하지 않는다"며 "통상 계약 부적격자, 동호수 불만족에 따른 계약 포기자가 나오며 계속해서 청약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테이는 최초 입주자모집공고 현재 만 19세 이상인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모든 사람이 청약할 수 있다. 청약 부적격자가 나올 가능성은 다른 주택사업에 비해 적을 수 밖에 없다. 필요하다면 19세 이상 가족구성원 모두가 청약을 할 수 있다. 사실상 중복청약이 가능한 셈이다. 상당수 이같은 중복청약에 따른 청약 포기로 분석된다.
세금과 비슷한 성격인 주택도시기금 1076억원을 투자한 국토교통부마저 계약률 공개에 거부감을 보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계약률은 업무상 대외비로 말할 단계가 아니다"며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있지만 이미 계약을 마친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편한세상 도화는 국토교통부와 인천도시공사, 대림산업이 참여해 설립한 임대주택 리츠가 사업시행자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자본금 1538억원 중 1076억원을 주택도시기금으로 출자(우선주)했다. 인천도시공사와 대림산업은 보통주로 각각 231억원씩 투자했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뉴스테이는 국민 혈세이기도 한 기금이 투자된 공공 임대주택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계약률 비공개 관례를 따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7일 도화 e편한세상 착공식에 방문, 사업을 격려했지만 계약포기자가 속출했다. 유일호(왼쪽부터) 국토교통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김한기 대림산업 사장, 박근혜 대통령,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