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사가 올 3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대출성장이 지속됐고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기업부실 충당금도 적어 핵심이익률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신한·하나·KB금융지주과 우리은행 등 4대 은행권 금융사의 순이익 추정치는 1조4900억원으로 전분기(1조6339억원)에 비해 9.4% 감소할 것으로 에상된다.
신한지주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금융사 선두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신한지주의 3분기 순익 추정치는 5520억원으로 전분기(6920억원)에 비해서도 20.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대한주택보증 매각이익 1002억원, 비자마스터 지분매각이익 820억원 등 대규모 일회성이익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올해 1∼2분기에 계속된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구조적 이익 수준은 기대에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3분기엔 대출성장률 개선과 NIM 하락 폭 둔화, 대손충당금 감소 등으로 질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3분기에 신한지주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주식의 합병 재상장으로 약 560억원의 재평가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의 3분기 순익 추정치는 436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서는 28.4%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 3454억원의 명예퇴직비용이 소멸되고 명예퇴직 실시에 따른 판관비 감소 효과가 가시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은행의 3분기 순익 추정치는 276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2.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올해부터 분기별로 안정적인 이익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손충당금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아 실적 전망치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작업을 마무리한
하나금융지주(086790)는 3분기 2260억원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전분기 대비로는 39.8% 줄어든 수치다.
하나금융은 은행 통합에 따른 비용과 원화 약세로 인한 외화환산손실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은행 조기통합에 따른 위로금 지급(약 500억원)이 3분기에 인식될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원은 "은행권 총대출이 평균적으로 2.0% 증가하고 있는데다 평균 순이자마진도 하락이 주춤한 상태라 이익 개선세가 보인다"며 "감독당국의 좀비기업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 발언과 매년 3분기에 실시하는 중소기업 신용위험 재평가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 우려도 여전하지만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왼쪽부터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우리은행, 하나금융지주 본사 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