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들은 종합병원 영업에, 국내 제약사들은 동네의원 영업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을 가진 글로벌사는 의약품 선택에 까다로운 종합병원 영업에 유리하고, 국내사는 많은 영업 인력을 보유해 의원 영업 접근성에서 강하기 때문이다.
30일 유비스트에 따르면 2014년 7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전문의약품 원외처방액은 9조7751억원으로 집계됐다.
종합병원의 경우 한국화이자(2804억원)가 1위를 차지했으며,
대웅제약(069620)(21412억원), 한국노바티스(2214억원), 한국아스트라제네카(1900억원), 한국MSD(1892억원) 순이었다.
의원의 경우
한미약품(128940)(2407억원)이 가장 실적이 우수했다. 이어
종근당(185750)(2066억원), 한국MSD(1720억원), 대웅제약(1491억원), 한국베링거인겔하임(1490억원) 순이었다.
종병에 따라 실적이 엇갈리는 이유는 제품 구성과 영업 전략의 차이 때문이다. 글로벌사는 국내사보다 적은 영업 인력으로 자체 개발한 신약 위주의 영업활동을 벌인다. 영업도 신약을 선호하는 종합병원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의원 영업부가 없는 글로벌사도 상당수다. 의원 쪽은 공동판매 등을 통해 국내사가 팔아주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사는 글로벌사보다 2~3배 많은 영업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제품 구성도 도입 신약에서부터 개량신약, 복제약까지 다양하다. 돈 되는 복제약 영업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의원은 환자의 병세나 경제적인 여건에 따라 오리지널약, 복제약 등 다양한 약을 처방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병원은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검증하는 의약품 신청과 심사가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어서 글로벌사가 강하다"며 "의원은 절차가 상대적으로 덜 까다로운 데다가 영업사원과 관계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내사가 잘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국내 요양기관(한의원, 약국, 치과 등 포함)수는 8만6600여개소며, 이중 의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67.5%(2만8000여개)에 달한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