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맞은 'BIFF', 여느 해보다 풍성

입력 : 2015-10-01 오후 6:56:03
부산의 가을 밤을 만끽할 수 있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일 개막한다. 올해는 20주년을 맞아 어느 해보다도 풍성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아시아의 신구 거장들의 작품을 비롯해 숨겨진 걸작들을 만나는 특별기획전, 대중성을 강화한 각종 프로그램 등을 만날 수 있다. 아울러 해운대 백사장을 함성소리로 가득 채울 스타들의 무대도 즐비하다.
 
'아시아영화의 현재와 미래가 만나다'라는 주제를 내건 이번 BIFF에는 전 세계 75개국 304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전 세계 최초로 개봉되는 월드 프리미어가 94편, 자국을 제외하고 이번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이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27편, 뉴 커런츠 부문 12편 등 다양한 영화가 영화제에서 선을 보인다.
 
영화 '주바안' 스틸컷.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신인 감독작으로 채운 개·폐막작
 
이번 개막작은 인도 독립영화 작가 모제즈 싱의 첫 장편 연출작 주바안(Zubaan)이다. 성공의 문턱에서 삶의 진정한 가치를 돌아보는 젊은이의 여정을 그린다. 폐막작은 중국 래리 양 감독의 '산이 울다'다. 멜로드라마에 사실주의 스타일, 빼어난 영상미와 배우들의 연기가 잘 버무려졌다는 평가다.
 
개막작과 폐막작이 모두 신인 감독의 영화라는 점은 20회 BIFF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이용관 공동집행위원장은 "부산영화제의 가장 큰 역할은 신인 감독의 발굴과 후원에 있다. 20회를 맞는 만큼 신인 감독의 작품을 상영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영화 '암살'에 출연한 이정재가 올해 BIFF를 방문한다. 사진/쇼박스
 
부산의 거리를 누빌 스타들
 
20회 BIFF에는 전 세계 영화의 스타들이 부산 거리를 누빈다. 국내 스타들은 물론 해외 유명배우와 감독이 대거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먼저 국내에서는 '베테랑', '사도' 등으로 대세가 된 유아인을 비롯해 '암살'의 이정재, '칸의 여왕' 전도연 등이 부산을 찾아 영화팬들과 특별한 시간을 갖는다. 아울러 개봉을 앞둔 영화 '특종:량첸살인기'의 조정석과 '성난 변호사' 이선균 등도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아시아권에서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탕웨이, 국내 진출을 밝힌 대만 스타 진백림을 비롯해 조우정과 장용용 등도 부산 땅을 밟는다. 프랑스 대표 여배우인 소피마르소는 '제일버드' 주연 배우로 공식 초청을 받아 부산을 방문하며,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하비 케이틀, '설국열차'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틸다 스윈튼도 방한한다.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영화 '카미쉬르의 소녀' 스틸컷. 사진/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20회를 맞이한 BIFF의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총 세 편의 꼭 봐야할 영화를 추천했다. 대만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자객 섭은낭'은 정치적 반대 세력을 암살하는 자객 섭은낭이 중국 북방을 다스리는 군주이자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 리우를 제거하라는 임무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스리랑카 프라사나 자야코디 감독의 '표범은 물지 않는다'는 한 소녀가 표범에게 공격 당한 이후, 표범의 생사 여부를 두고 한 사냥꾼과 승려 간의 충돌을 그린다. 생존과 믿음에 관한 철학적인 접근이 돋보인다. 부모와 떨어진 파키스탄의 어린 소녀를 집으로 데려다 주려는 인도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인도 카비르 칸 가목의 '카쉬미르의 소녀'도 김 프로그래머의 추천작이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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