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총리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전 총리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장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 모두진술에서 "제게 충격을 준 것은 비타500에 대한 거짓 인터뷰 등으로 인해 국민이 사실로 믿게 만든 것"이라며 "비타500은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았고, 수사기록 어느 곳에서소 문제의 비타500을 찾아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간 말을 아껴왔지만 지난 3월 총리 담화 등에서 우리나라 해외자원 개발과 관련해 국가에 큰 손실이 우려돼 강력한 대책 마련을 지시한바 있는데 이게 '성완종 수사'와 맞물려 고인이 구명운동을 벌였고, 저의 원칙적 답변에 섭섭한 마음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정은 고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총리가 사정을 주도했다'는 말이 뒷받침하지 않나 짐작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이와 함께 "고인의 명목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또한 국가의 중책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또 현역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다만, 이 세상에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무죄를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재보궐선거 출마 당시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현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7월 불구속 기소됐으며, 첫 공판이 진행된 이날 처음으로 법원에 출석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 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