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삼성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정규시즌 최강의 영예에 올랐다. 이제 5시즌째다. 구단의 핵심 선수가 이탈해도, 구단 숫자가 늘고 시즌 운영 체제가 바뀌어도, 지난 2011년 이래 정규시즌 최강자는 바뀌지 않았다.
10월3일 넥센전을 이긴 삼성 라이온즈. 사진/삼성라이온즈
삼성은 지난 3일 오후 넥센전을 1-0으로 승리하며 일단 우승의 유리한 고지에 섰다. 이후 2위팀 NC가 같은 날 열린 SK전에서 3-4로 역전패해, 삼성은 매직넘버 0을 달성했다. NC가 5일 KT전에서 승리를 거둬도 정규시즌 우승은 삼성의 차지다. 내친 김에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한다면,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통합5연패라는 대기록도 확보하게 된다.
넥센전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갔던 류중일 삼성 감독은 우승 확정 이후 "어렵게 정규리그 우승을 했다. 이제 목표의 1차 관문을 넘었다."면서 "남은 기간도 최선을 다해 잘 준비해 한국시리즈도 좋은 결과로 팬들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이어 선전하며 '왕조'를 구축해나가는 삼성의 비결로 시스템 야구를 든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과 달리 정규시즌에는 장기간 구단을 무탈하게 이끄는 시스템이 상당히 중요하다. 현재 필요한 전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3~4년 이후를 내다보는 꾸준한 인내심, 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코치진의 '당장을 위한 즉시전력 비축'과 프런트의 '미래 육성'이라는 두 목표가 충돌하며 갈등을 빚기 일쑤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소통과 합의가 없다면 구단 플랜은 짜여지기도, 달성하기도 어렵다.
삼성은 달랐다. 근래 몇 년간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영입 대신 비비아크 구축 등 구단 투자가 육성 쪽으로 몰렸는데 이를 코치진이 이해했다. 심지어 이 중 일부는 오히려 류중일 감독이 제안했다. 삼성에서 선수·코치·감독 모두를 역임한 '30년간 삼성맨' 로열티가 발휘됐다.
더불어 삼성은 다른 팀에서는 갈등 요소가 되곤 하는 군 입대 선수 로테이션도 원만히 이뤄지는 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류 감독 등 코치진과 선수 간 소통도 원만하다.
이용철 KBS 야구 해설위원은 "삼성이 강한 것은 프런트와 현장이 잘 협력한 데서 빚어진 결과"라며 "좋은 신인 확보가 어려운 여건인데도 최근 몇 년 간 눈에 띄는 선수들을 발굴해냈다는 게 바로 삼성의 힘"이라고 말했다.
3일 삼성-넥센 경기의 방송해설자던 이순철 SBS 야구 해설위원은 "(정규시즌 5연패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면서 "계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는 건 그만큼의 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프런트·현장의 상호 협력이 삼성의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