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인턴'과 성동일, 권상우 주연의 한국영화 '탐정: 더 비기닝'('탐정')이 예상을 깨고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두 영화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를 역주행하는 중이다. 화려한 액션도 없고 스케일이 크지도 않은 두 영화가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인턴' 포스터. 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개봉한 '인턴'은 개봉 12일 만에 150만 이상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 3일에는 5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키던 '사도'를 눌렀다. 국내에서 흥행한 할리우드 영화 대부분이 액션 혹은 히어로물 장르의 블록버스터였던 것을 감안할 때 의미 있는 기록으로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30세 젊은 CEO가 운영하는 패션 쇼핑몰 회사에 70세 인턴 사원이 채용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컴퓨터라면 메일 확인만 겨우 가능한 70세 남성 벤(로버트 드니로 분)으로부터는 도움 받을 것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CEO 줄스(앤 해서웨이)가 벤과 소중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스토리뿐 아니라 미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연출과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 틈새를 채우는 유머까지 영화는 다방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영화 관련 게시판을 살펴보면 '인턴'은 소소한 일상에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웰메이드 영화라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인턴' 관계자는 "로버트 드니로가 맡고 있는 벤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요즘 노인의 새로운 모습"이라며 "이 부분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탐정' 포스터. 사진/CJ엔터테인먼트
코믹 추리극을 표방한 '탐정'은 개봉 12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는 개봉 이후 꾸준히 2~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당초 영화 ‘사도’, ‘서부전선’ 사이에서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입소문을 타면서 기대 이상의 티켓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4만명 이상의 시사회를 만드는 등 입소문을 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탐정'은 추리와 코미디에서 긴장감과 함께 웃음을 주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추리광 강대만(권상우 분)과 광역수사대 형사 노태수(성동일 분)의 비공개 합동 추리작전을 담는다. 강대만의 친구이자 노태수의 후배인 이준수(박해준 분)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고, 두 사람은 준수를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살인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다.
코믹 연기의 대가로 불리는 성동일과 과거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에서 코믹 연기를 선보인 권상우의 호흡이 눈에 띈다. 너무 어렵지 않은 범위 안에서 사건이 벌어진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영희, 이일화, 박해준, 태인호 등 조연배우의 열연도 작품을 풍성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이 영화 관계자는 “추리와 코믹을 조화롭게 살리는 시나리오와 이에 걸맞는 배우들의 신선한 조합, 연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자극한 요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