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다시 나온 코웨이, 향후 과제는 '지속성장'

입력 : 2015-10-06 오후 3:53:12
코웨이(021240)가 매각 당시보다 두 배 넘는 몸값으로 M&A 시장에 재등장했다. MBK 인수 이후 회사의 성장세는 주주에게만 이로웠을 뿐 내실을 다지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년여간 사모펀드인 MBK가 수익성 위주 경영을 펼친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주인이 바뀐 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코웨이의 매출은 지난 2012년 1조9928억원에서 2014년 2조1603억원으로 약 8.4%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1%나 늘었다. 매출이 늘었음에도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가 1조883억원에서 1조693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회사 측은 비수익사업 정리와 렌탈해약률 감소 및 운용효율성이 개선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코웨이 스파클링 아이스 정수기. 사진/코웨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영업이익을 늘린 것이 아니라 비용통제로 영업이익을 극대화해 '숫자'를 만든 격"이라면서 "사모펀드의 전형적인 경영방식"이라고 설명했다.
 
5분기 연속 계정 순증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위기요인이다. 코웨이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정수기 시장 점유율은 각각 50%, 45%, 43%로 떨어지고 있다. 공기청정기와 비데 역시 마찬가지다.
 
코웨이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12년 약 1조7000억원에서 2014년 약 2조원 규모로 정수기 시장이 17% 가량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고가 이상을 지향하는 코웨이 제품 특성상 단순 계정수만으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쿠쿠전자와 동양매직 같은 업체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신규 시장이 형성되고 있음에도 코웨이가 적극적 진입 및 대응에 소홀한 것이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코웨이는 중저가의 정수기 시장은 코웨이가 타깃으로 하는 프리미엄급 시장과는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하지만 또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 렌탈 부문 성장으로 인해 올해 하반기 소폭의 외형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렌탈부문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비용을 투입하는게 맞다"고 지적했다.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저가 정수기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입하고 프로모션으로 신규계정도 더 모집해야한다는 것이다. 두 방법 모두 비용이 더 드는 작업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지난 3년여간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펼친 MBK 이후 코웨이의 지속성장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웨이가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다보면 신규고객을 놓칠 수 있어 한계점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면서 "고객이 많은 만큼 신규 브랜드로의 이탈고객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장기적 안목의 해외 투자가 위축되었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코디를 이용한 방문판매방식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코웨이의 모태인 웅진의 윤석금 회장이 다시 정수기 렌탈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웨이는 신성장동력으로  IoT(사물인터넷)을 접목한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렌탈계정 순증이 계속되고 있고, 환경가전 수출도 순조로워 향후 성장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기존의 렌탈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에 사물인터넷을 결합하고 연동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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