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가 시작되며 올해도 마무리 분위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통신 시장은 여전히 산적한 이슈들로 소란스럽다. 올 한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적응하는 동안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 700MHz 주파수 분배, 결합판매 제도 개선, 기본료 폐지 논쟁 등이 매듭을 지었거나 진행 중인 가운데, 굵직한 이슈들이 연내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선 3분기 어닝시즌이 코앞에 닥쳤다. 이통 3사는 지난 2분기에 단통법 효과로 비용은 줄고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성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2년 이후 내용 면에서 가장 양호했던 2014년 3분기 및 올해 2분기와 대등한 실적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10월에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지원금 상한액 조정 여부도 주목된다. 단통법에 따르면 상한액은 25만~35만원 범위에서 방통위가 6개월마다 정할 수 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상한액을 높일 생각이 없다고 말했지만 침체된 시장 여건 상 아직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4월에도 방통위는 상한액 인상 논의는 없다고 밝혔다가 2주 만에 30만원 상한액을 33만원으로 높였다.
서울 용산 전자상가 휴대전화 매장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이달 중으로 제4이통 사업자 허가 신청이 마무리되며, 국민안전처는 국가재난망 시범사업자를 오는 7일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시범사업자 입찰에는 1사업(평창)에서
SK텔레콤(017670) 컨소시엄과
KT(030200) 컨소시엄이, 2사업(강릉·정선)에서는 SK텔레콤 컨소시엄과
LG유플러스(032640) 컨소시엄이 맞붙고 있다. 단말기 시장에서는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가 빠르면 이달 국내 출시될 전망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란을 일으켰던 주인공인 만큼 침체된 시장에 자극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장기간 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요금인가제 이슈도 10~11월이면 일단락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는 ‘이동통신시장 경쟁 촉진 방안’ 발표에 이어 소매시장 요금인가제 폐지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7월 입법 예고했고, 이르면 10월 국회에 제출한다. 인가제가 폐지되면 무선 시장 1위 SK텔레콤과 유선 시장 1위 KT는 새 요금제를 출시할 때 정부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11월과 12월에는 각각 주파수 할당 공고와 제4이통 사업자 선정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걸려 있다. 700MHz, 1.8GHz, 2.1GHz, 2.5GHz, 2.6GHz 대역에서 총 180MHz 폭이 경매에 나올 것으로 예측되며, 이중 제4이통이 우선 할당받을 40MHz 폭을 제외하면 이통 3사는 140MHz 폭을 두고 경쟁하게 된다. 특히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2.1GHz 대역은 3사 인접 대역으로 취득 경쟁이 치열하고, 기존에 쓰던 SK텔레콤과 KT에 재할당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주파수 경매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제4이통은 현재까지 우리텔레콤과 한국모바일인터넷(KMI)만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퀀텀모바일, 세종텔레콤 등 진출 의사를 내비친 타 컨소시엄들의 신청서 제출 여부와 이들 사업자 중 정부 눈높이를 충족할 예비 사업자가 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미래부가 연말에 발표하는 ‘2015년 통신서비스 품질 평가’도 업계 관심사다. 이 평가는 무선인터넷, 이동통신 음성통화, 초고속인터넷을 대상으로 전송 속도, 접속·통화 성공률, 패킷 손실율, 지연 시간 등을 측정한다. 그러나 지난 미래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은 “기술적인 평가 지표로 사업자간 순위 경쟁만을 유도하는 ‘평가자 관점’에 치우쳐 일반 소비자에겐 생소한 용어와 의미없는 숫자 나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