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고객(보험가입자)을 대상으로 소송을 벌이는 경우가 최근 3년 간 5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삼성생명이 가장 많이 제소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이 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보험사 소송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보험사와 고객 간의 소송건수는 2011년 4189건에서 2014년 5073건으로 21.1% 증가했다.
그러나 이를 원고와 피고로 나눠보면 보험사가 고객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고객이 보험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보다 증가율이 월등히 높았다.
보험사가 원고인 건은 2011년 1287건에서 2014년 2013으로 56.4% 증가했다. 반면 가입자가 원고인 건은 2011년 2902건에서 2014년 3060건으로 5.4% 증가에 그쳤다. 보험사 관계자는 “고객이 민원을 제기하기 전에 선제적인 소송으로 민원제기를 못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승소율을 살펴보면 보험사가 원고인 소송이 고객이 원고인 소송보다 승소율이 월등히 높았다. 보험사는 70~80%가 승소한 반면 고객은 30~40%만 승소하고 나머지는 패소했다.
신학용 의원은 “보험사는 전담부서를 가지고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보험가입자가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이라며 “보험사가 이러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보험가입자에게 묻지마 소송을 벌이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이 고객을 제소한 보험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올 상반기 보고서를 제출한 8개 생명보험사의 소송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2888건(소송가액 4011억원)의 제소가 집계됐고, 그중 삼성생명이 약 75%인 2176건(소송가액 1188억원)을 제소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전체 보유계약 건수가 많다보니 관련 소송도 많은 편”이라고 해명했다.
그 뒤를 이은 한화생명은 제소건수가 362건에 불과했지만 소송가액은 1939억원으로 삼성생명보다 많았다. 이어 KDB생명 124건(소송가액 277억원), 교보생명 108건(소송가액 200억원) 순이다.
보험사가 피소된 건수는 총 657건, 피소가액은 871억 원으로 조사됐다. 생보사의 제소건수와 제소가액이 피소건수와 피소가액보다 각각 4배 이상 많은 셈이다. 피소도 삼성생명이 가장 많았다. 삼성생명의 피소건수는 250건, 소송가액은 255억원이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제334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가 열린 지난 6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이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