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위안화 결제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 엔화를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통화로서의 위안화의 입지가 단단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6일(현지시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 8월 위안화 결제 비중이 2.79%로 엔화 비중(2.76%)을 제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달러화가 44.82%로 1위를 기록했으며 유로화(27.2%), 파운드화(8.46%)에 이어 위안화가 전세계 금융시장 내 결제 비중 통화 4위를 차지한 것이다.
위안화 결제 비중 순위는 지난 2010년에 35위에서 2013년에 12위로 껑충 뛰어올랐으며 올해 4위를 차지했다. SWIFT에 따르면 지난 8월 위안화의 거래건수는 처음으로 100만건을 넘어섰다.
SWIFT는 2분기 내내 중국 경제 둔화 우려가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위안화가 엔화 결제 비중을 제친 것에 대해 지난 8월 위안화의 평가 절하로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결제 수요를 견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WSJ은 즉, 위안화 평가 절하 결정이 투자들에게 경기 둔화 우려를 잠재우고 경제 성장에 대한 확신의 신호로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스트리드 토르센 SWIFT 컨설팅 대표는 "위안화 결제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지난 8월 말에 사용량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노력도 한 몫 했다는 평가다. 당국은 금융시장의 자유화로 구조적인 변모를 시도하고 있으며 인프라 투자를 높여 위안화 결제 비중을 늘리고 있다.
또 인민은행은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타국 은행과의 통화 스왑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100개국에 위치한 1000곳의 은행에서는 홍콩, 중국과 거래 시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으며 2년 전과 비교해 사용량이 20% 이상 증가했다.
크리스 나이츠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아시아 대표는 "5년 전 글로벌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는 거의 통용되지 않았으나 최근 결제 사용량이 뛰어나다"며 "중국이 경제와 상업의 허브를 담당하면서 위안화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베이징 시장에서 한 고객이 지갑 속 100위안을 꺼내들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