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문업이 소수의 대형 자문사 위주로 성장하면서 투자자 서비스를 주로 주식 포트폴리오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일부 금융투자상품에 국한해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감원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국내 전업 투자자문사는 총 167개, 겸업(자산운용·증권·선물·은행) 투자자문사는 96개다. 투자자문 계약고는 497조원으로 2009년 자본시장법 도입 이후 194% 증가했다.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자문 대상은 일부 상품에 국한됐다는 지적이다.
당기순이익 상위 5개 투자자문사의 금융상품별 계약고를 보면 비중 절반 이상인 52.9%가 주식이며, 22%는 ELS, 11%는 채무증권, 나머지 9.4%가 유동성자산이었다. 계약금액 10억원 이상 고객 서비스가 전체 계약고 비중의 90%인 반면, 3억원 미만은 1%에 그쳤다.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고객이 기관투자자나 거액투자자에 한정돼 있고, 소수의 대형 투자자문사들에 의해 시장이 과점적으로 주도되고 있다는 것이 한계"라고 말했다.
투자자문업은 서비스 제공의 대가로 보수를 지급하기 때문에 기존 금융회사가 금융상품 판매를 목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자문서비스와는 차이가 있다.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등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투자자문 수요을 충족시켜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다수의 개인투자자가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천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것도 양질의 투자자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근 은행권의 경우 투자자문 대상 자산으로 추가된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