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먹구름이 끼었던 자동차주의 3분기 실적 전망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경계감은 여전하지만,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리스크가 낮아져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드리우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려와 달리 시장예상치를 상회한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이 3분기에 나타난 환율효과(원화 약세)의 영향이란 분석이 제기되면서, 대표적 수출주인 자동차주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출관련 업종, 특히 IT와 자동차업종의 이익수정비율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3분기에 나타난 환율효과를 삼성전자가 실제 실적으로 증명하면서, 수출주의 실적 개선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즈에프엔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전망치(1조5700억원) 대비 1% 증가한 1조5849억원, 기아차는 시장전망치(5900억원)보다 3.9% 늘어난 6130억원,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도 시장전망치 대비 각각 1.2%, 0.4% 개선된 6554억원, 1162억원으로 전망됐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 비수기와 파업, 중국영향으로 부진한 판매량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원·달러 평균환율은 1169.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상승해 가동률 부진을 상쇄, 대부분 업체의 영업이익은 시장전망치에 부합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가와 관련해 “자동차주는 7월을 저점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에 기반한 실적 가시성 개선, 중국 판매 최악 국면 탈피에 힘입어 주가 반등에 성공했다”며 “이익 리스크가 낮아진 가운데, 환율에 기반한 자동차업종의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대감 못지 않게 경계감도 여전하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높아진 기대감보다 낮은 실적이 예상된다”며 “미국과 유럽에서 인센티브 증가와 중국에서 큰 폭의 마진 하락으로 세전이익 기준, 시장 기대치 대비 하회하는 실적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개선세는 4분기 이후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은영 연구원은 “원화약세와 글로벌 가동률 회복으로 인해 3년 동안 이어졌던 현대·기아차의 이익감소 추세는 올해를 기점으로 종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이어 “엔화약세도 마무리되면서 현대·기아차가 내년에 올해와 동일한 글로벌 판매대수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이익감소추세는 올해를 기점으로 종료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