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루나(LUNA)로 돌풍을 일으킨 TG앤컴퍼니의 전략은 ‘더하기보다 빼기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준비 중인 후속작 역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덜 넣느냐”를 연구하고 있다.
TG앤컴퍼니는 1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루나 개발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이홍선 TG앤컴퍼니 대표는 “새로운 기술을 더하기보다 뺄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빼서 간편하고 최적화된 제품을 만드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며 “일례로 통신사나 제조사의 기본앱들은 소비자 입장에서 불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루나폰은 중국 폭스콘에서 실질적 생산을 맡았고
SK텔레콤(017670)을 통해 국내 출시됐다.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일 평균 2000대 이상이 팔려나가 출시 한 달 만에 초기 물량이 완전 소진됐다. 이에 일부 유통망에 차질을 빚었지만 증산을 통해 이제는 제품 공급이 다시 원활해졌다.
이 대표는 “작은 회사가 제품을 출시할 땐 누군가 밀어주는 대상이 있어야 좋은 게 사실”이라며 “SK텔레콤 측에 과거 스카이 제품을 운영했던 포지션처럼 움직여주겠다고 제안했고, 이를 계기로 제품 기획과 마케팅 등에서 손잡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휴대폰을 만들고 있는 폭스콘과의 매치는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제품 후면에 ‘Designed by TG&Co.’라고 적혀있는데 폭스콘 생산 제품 중 애플과 우리만 이렇게 표시돼 있다”며 “이게 바로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흥행 비결은 첨단 기능이 아닌 ‘디자인’에 있었다. TG앤컴퍼니는 3년 간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스마트폰 사용자의 디자인 관심도가 가장 크게 상승한 점에 주목했다. 이에 관심도 상승 1위인 ‘메탈’, 2위 ‘생폰(보호 커버 없이 그대로 쓰는 것)’, 3위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양)’를 제품 기획에 반영했다. 여기에 단순한 UI·UX를 구현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더해 ‘가성비’를 높인 것이다.
출시 6개월 간 판매 목표는 60만대다. 앞으로 매출에서도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달 중엔 새로운 기술적 혁신을 선보일 예정이며, 6개월~1년 후엔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팬덤 형성,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의 측면에서 중국 ‘샤오미’와 닮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대표는 “한국의 샤오미를 표방하기엔 아직 규모가 안 된다는게 솔직한 고백”이라며 “하지만 특허 이슈만 제외한다면 어마어마한 소프트웨어 서포트와 소비자와의 소통방식 등은 따라하고 싶은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홍선 TG앤컴퍼니 대표가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 루나(LUNA) 개발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사진/TG앤컴퍼니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