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천연물신약 해외진출 노크

동아·영진 미국…녹십자·SK케미칼 유럽 시장 겨냥

입력 : 2015-10-19 오후 2:09:48
토종 천연물신약이 글로벌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 기근에 시달리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천연물신약을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어 토종신약의 해외수출 전망이 밝다.
 
19일 한국바이오협회와 IMS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천연물신약 시장은 25조원으로 추정된다. 연간 성장률은 9~10%를 보이고 있다.
 
천연물신약은 천연물로부터 유효성분을 추출해 연구개발한 의약품이다. 천연물 성분은 오랫동안 사용된 임상적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부작용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또한 화학의약품(합성의약품)에 비해서 연구개발 기간이 짧고 비용이 적으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 차세대 의약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천연물신약은 선진국 시장에선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를 받은 천연물신약은 2개에 불과하다.
 
FDA 승인 1호 천연물의약품은 2006년 허가를 받은 생식기 사마귀 치료제 '베러겐'이다. 베러겐은 연간 1700만달러(한화 약 19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FDA에서 2번째로 허가는 에이즈 환자의 설사치료제 '풀리작'으로 연간 규모는 1800만달러(약 203억원)이다. 유럽에선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사티벡스'가 유일하게 허가를 받았다.
 
선진국에서 천연물신약 상용화가 더딘 이유는 천연물에 대한 인식이 낮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화학의약품 개발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도 화학의약품의 신약 후보물질 탐색에 어려움을 겪자 천연물신약에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천연물신약 허가 규정을 2004년 마련되자 개발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허가 규정이 마련된 이후 2015년까지 400여개 천연물신약 후보가 FDA에서 임상을 신청했다. 현재 FDA에서 임상 2~3상 단계인 천연물신약은 20여개에 달한다. 유럽에선 6개 제품이 임상 2~3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사가 개발한 천연물신약은 1999년 1호가 출시된 이후 지금가지 8개 제품이 국내에서 허가를 받았다. 이중 5개 토종 천연물신약도 선진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에선 동아에스티의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DA-9801'와 기능성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이 나란히 2상을 진행 중이다. 영진약품도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제 'YPL-001'로 2상에 최근 착수했다.
 
유럽 진출을 노리는 토종 천연물신약도 있다. 녹십자의 항암보조제 'BST204'와 SK케미칼의 천식치료제는 1상을 완료하고 2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종 천연물신약은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해도 기술 수준이 높은 편"이라며 "몇몇 제품은 글로벌 제약사와 라이센싱이 가시화되고 있어 FDA 승인 1호 토종 천연물신약이 탄생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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