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이 찌릿찌릿 족저근막염 의심해야

환자 18만여명 5년만에 두배 증가…생활습관 교정 중요

입력 : 2015-10-20 오후 3:47:34
항공사 승무원인 김모씨는 운동화만 신으면 발이 아파서 고충이 많다. 평소에는 하이힐을 신고 근무하는데 운동화만 신는 것만으로 발이 아프다는 게 이해가 되질 않았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족저근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족저근막염은 발의 무리한 사용과 잦은 충격으로 인해 발바닥에 분포한 섬유띠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최근 몇년 간 환자수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는 2014년 18만여명으로 2010년(8만9900여명) 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50대 25%(4만5000여명), 40대 23%(4만2000여명), 30대가 18%(3만1000여명)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의 비중이 높았다. 2014년 기준 여성이 58%(10만여명)를 차지했다.
 
대체로 7월부터 10월 사이에 족저근막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는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증상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은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많은 운동을 하거나 딱딱한 충격에 의한 근육 손상이 원인이다. 장기간 하이힐이나 구두를 착용함으로써 발의 일부분에 하중이 집중돼 발생하기도 한다. 당뇨, 관절염 환자에서 족저근막염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 처음 발을 디딜 때 심한 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주로 발꿈치 안쪽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심해진다.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줄어든다. 서 있을 때 뻣뻣한 느낌이 지속되기도 한다.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통증이 발생하는 무지외반증 역시 현대인의 신발 착용 행태가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하이힐은 물론 플랫슈즈, 스니커즈 등의 잦은 착용도 요인이다. 굽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을 때, 발볼이 발 모양에 비해 좁을 때, 체중이 포함된 하중을 견디며 서 있는 시간이 길 때 무지외반증이 진행될 수 있다. 무지외반증 역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 2009년 4만1657명에서 2013년 5만5931명으로 연평균 7% 이상 증가했다.
 
피부질환 등 일반적인 질환이 걷기 활동을 방해하는 질환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무좀이 대표적이다. 발톱 무좀을 방치했다가 발톱 모양 자체가 변형돼 엄지 발톱이 살을 파고드는 내성발톱으로 발전할 수 있다. 내성발톱은 선천적인 발톱 모양이 원인이지만, 발톱 양끝을 지나치게 짧게 깎거나 발톱이 조이는 신발 착용 습관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무지외반증의 초기 증세는 심하지 않지만 돌출이 심해지면 튀어나온 부위가 지속적으로 신발 등 외부 물질에 닿아 염증을 초래하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발바닥에 가해지는 하중의 적절한 분산을 방해해 자세의 변화까지 가져온다. 드물게는 무릎이나 엉덩이, 허리 등의 통증으로까지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족저근막염이나 무지외반증은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관건이다. 증세가 잠시 호전됐다가 치료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무지외반증 역시 증세가 심각하지 않다고 해서 치료를 미루지 말고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병원을 찾으면 신체 검진을 통한 진단을 받게 된다. 증상이 전형적이라서 신체 검진으로도 병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필요에 따라서 방사선 검사(X-ray, CT, MRI), 근전도 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는 잘못된 생활 습관 교정이 1차적이다. 무엇보다 평소 발의 상태에 관심을 갖고 2차적 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잘못된 자세나 발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습관은 되도록 교정하고,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를 통해 발에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강도 높은 운동을 했거나, 장기간 서 있거나 걸어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면 자신만의 발 관리법을 강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휴식을 취할 때 발바닥에 공모양의 기구를 굴림으로써 긴장감이 이완되도록 하고, 발의 모양에 맞는 보형물을 사용해 발에 가해지는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
 
증상이 상당히 발전됐을 때는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해 재활치료를 받고, 심각한 경우에는 의료진과 상의 하에 수술이나 교정 등의 치료법을 적용해볼 수도 있다.
 
양형조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발의 질환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인 걷기를 제약함으로써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시킬 수 있고, 운동부족이나 관절 변형 등의 2차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며 "일반적으로 발 상태에 대한 무관심과 잘못된 습관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 건강한발을 가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도움말=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발을 내디딜 때마다 저릿거리는 통증을 호소하는 족저근막염은 발 일부분에 하중이 집중돼 근육 손상에 의해 발생한다.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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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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