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발표한 뒤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앞서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 전망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000원(0.46%) 오른 12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전 115만1000원(6일 종가 기준)에 머물러 있었지만, 하루 뒤인 실적 발표 당일에 125만1000원으로 뛰어올랐고, 지난 26일(129만2000원)에 이어 이날 129만8000원까지 오르며 130만원대 진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잠정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3.75% 올랐다.
이같은 주가 상승 배경에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잠정실적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3분기에 7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6조5000억원과 비교해 8000억원 가량을 웃도는 규모다.
주요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전까지 실적 둔화와 이에 따른 주가 하락을 우려하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과 대조되는 흐름이다.
앞서 증권가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둔화, 디램(DRAM)과 낸드(NAND) 플래시메모리가격 하락, TV·IT용 패널가격 급락, 주력모델의 단가인하와 마케팅비용 증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증가에 따른 스마트폰부문 수익성 하락 등으로 실적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환율효과와 중저가 중심의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 원가개선과 효율적 마케팅비용 집행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달성, 주가에 훈풍이 불고 있는 상황이다. 황준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부문의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 3분기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강한 주가 상승은 아니지만, 당분간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보였던 3분기 실적을 통한 삼성전자의 높은 시장지배력과 뛰어난 원가경쟁력 부각, 주주이익환원정책 강화 기대감, 사물인터넷 중심의 신사업 변화에 대한 능동적 시장창출 능력 등에 주목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강한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모멘텀이 약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강한 주가 상승보다는 상대적인 주가 강세의 흐름을 당분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