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SDI가 케미칼 사업 부문을 롯데케미칼에 매각키로 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서다.
삼성SDI(006400)는 30일 "케미칼 사업 부문을 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한 후 해당 지분 전량을 롯데케미칼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2조5850억원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배터리 사업과 전자 재료 사업 부문이 남게 됐다.
삼성SDI 사옥. 사진/삼성SDI
아울러 삼성SDI는 보유하고 있는
삼성정밀화학(004000) 지분 14.65% 전량을 2189억에
롯데케미칼(011170)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DI는 매각하는 케미칼 사업부문 지분 90%는 즉시 매각하고 나머지 10%는 3년 후에 넘길 예정이다.
케미칼 사업 부문 분할 기일은 내년 2월 중 계획이며, 임시 주총과 법인설립, 기업결합 신고 및 승인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삼성SDI 케미칼 사업 부문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자산 1조5000억원, 부채 4000억원으로, 여수·의왕 등 국내사업장 2곳과 해외 8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누계로 케미칼 사업부문에서 매출 1조3000억원, 영업이익 953억원을 거뒀으며 종업원 수는 약 1200여 명이다.
삼성SDI가 케미칼 사업과 정밀화학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배경은 향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배터리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향후 5년간 총 2조원 이상을 투자해 오는 2020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매각을 통한 재원을 생산라인 증설과 배터리 소재 연구개발(R&D) 강화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들어 삼성SDI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인수하고, 중국 시안에 업계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해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등 선행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SDI의 케미칼 제품은 ABS·PC 등의 합성수지로 석유화학 기초원료부터 수직 계열화를 이루지 못해 원가 경쟁력과 지속적인 투자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지난해 그룹 화학 계열사 매각 이후 계열사간 시너지도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합성수지의 기초가 되는 원료 사업에서 강점을 지녀 이번 계약으로 수직 계열화를 통한 고부가 제품 라인업 확대가 가능해, 양사가 주력사업을 글로벌 일류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