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두산이 통합5연패를 노리던 삼성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05, 2007, 2008, 2013년 이후 4전5기 끝에 V4의 대업을 이룬 두산은 14년 만에 다시 왕좌에 올랐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 상대 2015시즌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서 2-13의 대승을 거두면서,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최종 우승을 확정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전신 OB 시절을 포함해 통산 네 번째이며 2001년 후 14년 만이다. 또한 두산은 1992년 롯데, 2001년 두산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구는 기록도 써냈다. 두산 베어스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무리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넥센, 플레이오프에서 마주한 NC를 차례로 꺾더니 마침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도 4승1패로 이겼다.
10월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간의 경기를 마치고 한국시리즈 4승1패를 거두며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 선수들이 박정원 구단주를 헹가래 중이다. 사진/뉴스1
프로야구 전체를 봐도 이번 두산 승리의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 2011년시즌 이래 한국 프로야구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모두 삼성의 독주체제였다. 삼성과 팬들의 입장에는 '통합4연패' 달성이라는 영광을 누린 셈이지만, 다른 구단과 팬에게는 한국 프로야구는 열패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올해 한국시리즈도 초반에는 분위기가 비슷했다.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쳐 오랫동안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조절한 삼성은 지난 26일 진행된 1차전을 8-9로 역전승해 팀내 분위기를 띄웠다. 삼성의 V9가 점점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삼성에게 치명적 위기가 닥쳤다.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는 주축 투수 3명이 엔트리서 빠지며 팀 전력이 급격하게 약화됐다. 2차전부터는 헐거워진 불펜에 약해진 타선이 더해지며, 리드를 잡지 못하거나 잡더라도 끝내 역전을 당하는 상황이 나왔다.
결국 삼성은 2차전을 6-1로 패하고 두산 홈 구장인 서울 잠실로 결전의 장을 옮겼고, 잠실에서 열린 3~5차전도 두산에 승리를 연달아 내줘야 했다.
신형 K5 디젤 승용차(시가 3100만원 상당)를 받는 KS 최우수선수(MVP)는 기자단 투표 유효표 66표 중 41표(62.12%)을 얻은 두산 정수빈이 차지했다. 정수빈은 5차전에서 쐐기 3점포를 날린 것은 물론, 1~5차전 중 14타수 8안타 5타점 6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번 우승을 통해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응용, 선동열, 류중일 감독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사령탑 데뷔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지도자가 됐다. 아울러 프로야구 최초로 단일 팀의 선수(1995년)와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야구인이 됐다.
한편 두산 선수단은 이번 우승으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 우선 두산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포스트시즌 배당금 18억원 가량을 받는다. 더불어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야구광'인 만큼 그룹 차원의 보너스도 기대해 봄직하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