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금융투자업계 인수합병(M&A)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KDB대우증권의 예비입찰이 마감됐다. 그간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등 유력 인수후보자들이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자문단을 꾸리는 등 경쟁구도를 형성해온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이들이 제시한 입찰 가격에 집중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이날 대우증권과 KDB자산운용의 패키지 매각 관련 예비입찰을 마감한 결과, KB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우리사주조합 등 4곳이 예비입찰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비입찰은 접수 마감 때까지 치열한 ‘눈치 보기’ 싸움이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접수 마감시한까지 눈치 보기 행태를 보인 것으로 안다”며 “인수전에 대한 각 사의 머리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관건은 이들이 써낸 입찰가에 쏠리고 있다. 현재 산은이 보유한 대우증권의 지분(보통주 기준 지분비율 43%)을 이날 종가(1만950원)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그 가치는 1조5382억7114만3850원에 이른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과 패키지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산은자산운용(지분율 100%)의 장부가(634억원)를 합하면 매각가 규모는 2조원대 중반 전·후로 형성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KB금융지주가 자금력 측면에서 가장 앞서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유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수익성 등을 꼼꼼하게 고려해 예상보다 낮게 입찰가를 써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상외로)M&A에 기업가치를 훼손할 만큼 높은 수준에서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금력은 KB가 가장 앞선 상황이지만, 과거 지주회사들이 증권업 진출을 보수적으로 봤던 점을 볼 때 예상보다 낮게 입찰가를 써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과 한투는 비슷한 규모로 입찰가를 제시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위원은 “미래는 자기자본규모로는 안 됐는데 유증을 통해 한투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운용사까지 본다면 미래가 앞서지만 증권 쪽은 한투가 앞서서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미래와 한투는 우위를 가늠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편, 내주 초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 윤곽이 공개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음 주 초에 산은 매각추진위원회에서 숏리스트를 확정해서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산은 측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달 초 본입찰 적격자를 선정할 계획이며, 현재까지 기존에 밝힌 매각 절차 일정 그대로 진행하는 데 변함없다”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