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3분기에 부진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로 음성통화 매출이 줄고 선택약정할인 가입자는 증가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정체됐다. 지난 1, 2분기 감소세가 이어졌던 마케팅 비용 지출도 3분기엔 다시 고개를 들었다. 비통신 성장동력이 아직 명확지 않은 가운데, 이통사들은 데이터 사용 확대에 따른 ARPU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2일
SK텔레콤(017670)은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액이 4조2614억원, 영업이익 490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8.6%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 감소 요인은 망접속수익 감소와 가입비 폐지,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증가 등이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0.1% 늘었지만 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등 자회사 매출이 견인한 것이고,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8.8% 증가한 것 또한 2분기 일회성 인건비가 반영된 데 따른 기저효과다.
KT(030200)의 3분기 매출액은 5조4922억원, 영업이익은 343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감소, 17.8% 증가했다. 매출은 유·무선 모두 줄었고, 영업이익 증가도 지난해 지출한 명예퇴직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
LG유플러스(032640)의 3분기 매출액은 2조716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 줄어든 1721억원을 기록했는데, 신규 및 기기변경 가입자 증가에 따른 마케팅 비용 확대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마케팅 비용은 이통 3사 모두 전분기 대비 확대됐다. LG유플러스는 3분기에 4772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해 2분기보다 3.0% 늘었고, SK텔레콤은 1.2% 늘어난 7490억원을, KT는 2.3% 증가한 6895억원을 썼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3분기는 전체 판매량 증가가 마케팅 비용을 유지하거나 줄이는 데에 장애가 됐다”며 “4분기 이후로는 지원금, 리베이트 경쟁이 더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ARPU를 보면 SK텔레콤은 3만6729원으로 전분기 대비 0.3% 소폭 성장했다. KT는 3만6193원으로 0.4% 늘었고 LG유플러스는 3만6294원으로 역성장했다. 지난 4월 정부가 20%로 상향한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증가도 ARPU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KT 관계자는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확대로 ARPU 성장이 둔화됐지만 이로 인해 실질 요금 부담이 줄면 데이터 이용이 활성화돼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데이터 선택 요금제로 인한 음성초과 매출 감소도 예상했던 수준으로, 향후 데이터 이용 가치를 제고해 우량가입자를 확보함으로써 ARPU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5G 서비스가 본격화되거나 비통신 신성장동력의 수익성이 담보되기 전까진 이통 3사 모두 데이터 사용량 확대를 통한 ARPU 성장에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1인당 월평균 LTE 데이터 사용량이 4.5GB에 달한 LG유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훨씬 높은 데이터 사용량이 결국 ARPU를 획기적으로 높이게 될 것”이라며 “비디오 요금제 등을 통한 데이터 사용 증가가 고객들의 고가요금제 선택을 늘려 4분기부터는 다시 ARPU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을 이통사들의 성장엔진이 교체되고 있는 과도기로 평가했다. 최 연구원은 “모바일 성장을 대체할 유력한 사업군으로 IPTV, 결제, IoT 등을 꼽을 수 있다”며 모바일의 현금 창출력과 더불어 새로운 사업군의 시너지에 주목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 시장에서 상품·서비스 경쟁력을 이어가는 것과 함께 차세대 플랫폼 사업자로서 미래 성장을 본격 추진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가 올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제출한 가운데, 이통사들은 데이터 사용량 확대에 따른 ARPU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