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기술 개발을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한 중국 전자업체들이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여 글로벌 시장에서 한단계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레노버는 지난달 중순 '팹플러스'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6.8인치 대화면에 가격은 39만9000원인 제품이다. 그간 국내에 PC나 태블릿만 출시해왔지만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이 환영받자 제품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구글과 협력한 '넥서스6P'를 이달 중 공개한다. 지난해 스마트폰 X3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국내 시장을 지속해서 공략하고 있다. 화웨이 역시 인터넷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하이얼도 지속적으로 한국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11년 전 한국시장에 공식 진출한 하이얼은 온라인 위주로 제품을 팔다 4년 전
롯데하이마트(071840)에 입점하며 오프라인으로 세를 확장했다. 초기에는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백색가전 위주였지만 지금은 TV까지 가전 전 제품을 다루고 있다. 전체 매출의 70%는 TV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은 13억명의 인구를 지닌 중국에 비해 매력적인 시장은 아니다. 더구나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장악하고 있고, 스마트폰은 애플까지 가세해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한국은 '테스트베드'로서의 가치가 있다.
중국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큰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제품을 꾸준하게 출시하고 있다"며 "한국시장에서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기술이 상향평준화가 되고 있는 점도 중국업체들이 한국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세부적으로 성능 차이는 있겠지만 스펙상으로는 경쟁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중국업체들은 사후서비스(AS)에 공을 들이며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신뢰감을 쌓아 질적 경쟁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레노버는 이달부터 기술지원 고객센터를 한국으로 이전했다. 레노버로서는 처음으로 고객 지원 센터를 현지로 분리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화웨이는 국내 고객서비스 센터를 42개에서 50개로 확대했다. 하이얼은 TV의 경우 TGS 서비스센터에서, 그 외 제품은 동양매직서비스센터에서 AS를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기술 격차를 줄이고 있다"며 "시장 포화 단계인 자국의 영향으로 한국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이사가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초동 한 카페에서 열린 레노버 멀티미디어폰 '팹플러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