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 기자]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시장 판세가 완전히 뒤집혔다. '경매 낙찰율', '주택인허가', '전세가율' 등 부동산경기 3대 선행지표 상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2010년 이후 부동산시장을 주도했던 지방의 약세가 눈에 띈다. 수도권은 지난해 반등에 성공, 회복기를 지나 상승기에 접어들 채비를 갖췄다.
3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법원경매 지방 주거시설 낙찰율은 지난해 10월 51.1%에서 올 10월 48.6%로 떨어졌다. 낙찰가율 역시 83.0%에서 77.6%로 하락했다. 이에 반해 수도권 낙찰율은 42.3%에서 45.6%로 높아졌다. 낙찰가율은 83.9%에서 88.1%로 올라갔다.
법원경매장은 일반 시장에 비해 저렴하게 물건을 구할 수 있어 주택 수요가 우선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대표적인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가격을 받쳐주는 실수요층의 두께를 가늠할 수 있는 전세가율 역시 수도권과 지방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집계결과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73.5%며, 지방은 72.6%다. 비슷한 수준의 전세가율을 보이고 있으나, 추세는 확연히 다르다. 지방이 지난 4월 73.2%로 고점을 찍고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수도권은 지난 1월 역대 최고점을 돌파한 이후 매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1998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수도권이 지방 전세가율을 앞질렀다.
건설경기를 알리는 선행지표인 인허가실적에도 분위기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9월 수도권 주택 인허가실적은 29만44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만9595건 대비 96.8%나 급증했다. 지방은 24만5677건으로 지난해 20만1733건에 비해 21.8% 늘어나는데 그쳤다. 수도권은 올해 40만~45만건 수준의 인허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08년~2012년 연평균 전국 인허가량인 45만5218건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여전히 지방이 수도권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지만 격차는 줄고 있다. 지방5대광역시 아파트값은 2010년 8.7%, 2011년 20.3% 오르며 시장을 주도하는 동안 수도권 변동률은 각각 -2.9%, 0.4%로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지방은 상승폭은 5.6%로 둔화된 반면 수도권은 지난해 1.8%, 올해 4.8%로 오름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서울 부동산시장의 선행지표로 해석되는 강남 재건축 예정 아파트는 일부 단지에서 전고점을 회복하는 등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지방은 2010년 경부터 부산을 시작으로 상승세가 시작되며 고점에 도달한 모습이다. 상승여력이 많이 떨어진 반면 수도권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오랜 침체로 상승여력을 만들며 판도를 뒤집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주택인허가가 전년대비 96%나 늘었다. 지방은 21% 증가에 그쳤다. 인허가는 부동산시장 상황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선행지표 중 하나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