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혈액학회, 일양약품 슈펙트를 주목하다

김동연 사장 내달 임상결과 구두 발표…글로벌 공략 도화선 될 듯

입력 : 2015-11-05 오전 6:00:00
일양약품(007570)이 내달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 초청을 받아 자체개발한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슈펙트'의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 내용을 주목하고 있어 슈펙트가 미국과 유럽 진출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연 일양약품 사장이 12월7일 열리는 미국 혈액학회 연례회의 학술대회에서 슈펙트의 임상 3상 결과를 구두로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혈액학회 연례회의는 백혈병을 비롯해 혈액 질환 전세계 임상의사, 교수, 제약사 관계자 등 1000여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학회 행사다. 토종신약이 국제학회에서 발표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국제학회에선 신규성과 진보성이 입증된 신약이나 신기술만 제한돼 소개되기 때문이다.
 
발표 내용은 1차치료제에 대한 임상 결과가 주를 이룬다. 슈펙트는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다. 일양약품은 2012년 슈펙트를 2차치료제로 국내 발매했다. 2차치료제는 1차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에게 효과가 불충분한 경우 사용된다. 1차치료제는 노바티스 '글리벡'과 '타시그나', BMS '스프라이셀'이 있다.
 
전세계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시장은 10조원으로 추정된다. 2차치료제 시장은 1차치료제에 비해 10분의 1에 불과하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선 1차치료제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시장은 1000억원대며 이중 2차치료제 시장은 100억원대에 달한다.
 
일양약품은 2011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국내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지난 28일 1차치료제로 국내 승인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임상을 진행한 국가에서도 1차치료제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약효는 기존 1차치료제와 동등하면서 약값이 저렴해 미국 혈액학회에서 발표될 임상 내용에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도가 높다. 업계에선 미국 혈액학회 발표가 슈펙트의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미약품이 지난 6월 미국당뇨학회에서 당뇨신약 연구과제를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았다.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기술력을 알리고 당뇨신약의 몸값이 뛰는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방문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일양약품은 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 진출을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글로벌 임상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슈펙트의 임상 결과가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 학회 발표를 계기로 슈펙트의 미국과 유럽 진출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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