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시크릿)"그때 사야했는데"…위험한 속삭임

사후확신편향 강화될수록 고통과 후회 커져

입력 : 2015-11-05 오후 3:37:46
주식 투자를 해 본 사람이라면 "분명 사려고했는데, 할 수 있었는데, 또는 했어야만 했는데"라며 아쉬워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어떤 사건을 보고 난 후 자신은 진작부터 결과를 예견하고 있었다고 믿는 현상을 '사후확신편향'이라고 한다. 투자에서 기회를 놓치거나 수익성 높은 투자처를 미리 처분했을 때에 주로 일어난다. 전문가들은 특히, 결과가 부정적일수록 자신의 예측능력이 옳았음을 과하게 믿으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지며 부정적인 감정이 수반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1992년 스타벅스의 IPO(기업공개) 당시 1만달러만 투자했다면 오늘날 그 가치는 150만달러가 되어 있을 것이다. 10만달러를 투자했다면 20년 후 1000만달러 이상의 가치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투자자들은 투자했어야 한다고 후회를 한다. 그렇다면 스타벅스에 투자해 백만장자가 된 평범한 투자자는 지금 얼마나 있을까? 사실 알 수 없다. 그리고 없을지도 모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시 스타벅스는 시장점유율을 놓고 경쟁하던 여러 커피체인 중 하나였고 거대 글로벌 체인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하게 해주는 어떤 정보도 없었다. 만일 그때 스타벅스에 투자했다고 해도 20년 동안 주가가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는 기간에 충실하게 보유할 확률은 로또복권에 당첨될 확률보다 낮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잘 모르는 투자자들에게는 주가 차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정적 고통을 느끼고 후회가 밀려오게 된다. 한방에 백만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홈런 투자처를 찾아낼 수만 있다면 엄청난 부자가 되었을 것이라는 속삭임으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이다. 사후확신편향이 매혹적이지만 위험한 사이렌의 노래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투자자문 노아넷의 트레이더 드라스코 코브리자는 시잇마켓을 통해 "많은 투자자가 이러한 사례에 넘어가 자신의 계획을 포기하고 차세대 스타벅스나 미래의 애플을 찾아 나서는 돈키호테가 되곤 한다"고 지적했다. 인기있는 IPO종목에서 다른 주식으로 뛰어다니느라 소중한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만 결국 대부분 먼저 피했어야 할 고통과 후회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차세대 애플이나 페이스북을 찾아 나서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가능성과 거기에 수반된 위험을 이해하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의 기본적인 장기 투자전략이 흔들리지 않아야하며 지나치게 많은  자본이 들어가서도 안 된다는 조언이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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