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신인'의 탄생…'검은 사제들' 배우 박소담

입력 : 2015-11-05 오후 4:11:33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박소담에 대한 칭찬을 너무 많이 해서 이제 좀 아끼고 싶어요. 헛말처럼 느껴 질까봐 그렇죠. 예쁘고 젊은 여배우가 삭발을 하고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의 분장을 할 수 있다는 정신만 보더라도 연기자로서 멀리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 '검은 사제들'에 출연한 김윤석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박소담을 칭찬했다. 자신의 인터뷰 현장뿐 아니라 언론시사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박소담에 대한 칭찬에는 인색함이 없었다.
 
김윤석이 박소담을 이토록 칭찬하는 이유는 영화 '검은 사제들'을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다. 2430명의 사람을 옮겨 다닌 악령에 씌인 영신을 연기한 박소담을 두고 누군가는 '보석', 혹자는 '괴물 신인'이라고 한다.
 
영화 '검은 사제들'에 출연한 박소담. 사진/뉴스1
 
극중 박소담은 순수함을 지닌 인물인 영신을 비롯해 여러 악령을 뒤집어쓴 영신 등 총 '1인 5역'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인물을 표현했다. 라틴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구사를 하는 데다 표정, 감정 등의 면에서 모든 인물이 다 다르면서도 안정적이다. 전반적으로 현실적인 인물을 표현한 김윤석과 강동원이 깔아놓은 판에서 원 없이 연기로 활개를 친 느낌이다. 이 때문에 영화가 끝나고 나면 김윤석, 강동원보다도 박소담의 잔상이 더 남을 정도다.
 
영화 내에서는 박소담의 손이 뒤로 묶여있는 장면이 꽤 오랫동안 지속된다. 약 한 달간 얼굴에 악령 분장을 하고 손이 묶인 채로 연기했다고 한다. 2주차부터는 어깨와 허리 부분에 통증이 와 병원과 현장을 오갔다는 게 관계자의 이야기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박소담의 감정선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박소담 측은 평단의 호평을 받는 이유를 김윤석과 강동원의 공으로 돌렸다. 김윤석과 강동원의 배려가 아니었으면, 이러한 칭찬을 받는 연기를 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박소담 소속사 카라멜이엔티의 한 관계자는 "김윤석과 강동원은 촬영 내내 소담이를 아껴주고 배려해줬다. 끊임없이 격려하고 연기 부분에 있어서도 같이 아이디어를 내주고 고민해줬다"며 "소담이가 신인인데다 삭발도 하고 몸도 힘든 와중이라 분명 위축됐을 것이다. 김윤석과 강동원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을 갖고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두 배우의 공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김윤석은 '광주(촬영현장)의 아버지'라고 불렸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아버지처럼 대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1991년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를 졸업한 박소담은 지난 2013년 단편영화 '더도 말고 덜도 말고'를 통해 카메라 앞에 섰다. 이후 '소녀', '잉투기', '상의원', '마담빵덕', '경성학교', '베테랑', '사도' 등 단편과 장편을 가리지 않고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아가고 있다. 놀랄 만한 연기력을 펼친 박소담의 고속 성장이 기대된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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