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공급·고분양가 폭탄 부메랑 지방부터 되돌아오나

건설사들 밀어내기식 분양에 미분양 증가

입력 : 2015-11-09 오후 3:28:08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주택시장 호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전세난에 떠밀려 주택 구입에 나선 실수요자들이 미분양까지 처리해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최근 분양가가 크게 오르며 물량이 다시 쌓이고 있는 것이다.
 
9일 온나라부동산정보 통계를 보면 올 9월 기준 대전·강원·충남·경북 등 4곳의 미분양 주택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했다. 이들 4개 지자체의 미분양은 전국 3만2524가구의 30.2%(9816가구)를 차지하며 물량 증가세를 견인했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 4개 지자체의 미분양 물량이 전체의 13.1%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두 배 넘는 수치다.
 
충남은 5537가구로 지난해 9월에 비해 무려 4012가구가 늘었다. 세종시로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세종시의 경우 지난 1월 295가구의 미분양 주택이 있었지만 2월 84가구로 감소한 뒤 3월부터는 미분양 물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부산과 대구, 광주 등 올해 청약 ‘핫 플레이스’로 주목을 받던 곳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의 경우 8월 1044가구에서 9월 1252가구로, 대구는 11가구에서 108가구로 증가했다. 광주는 190가구에서 260가구로 늘었다.
 
대구는 면적당(1㎡) 시세가 3월 232만원에서 10월 261만원으로 12.5% 증가했다. 이는 전국 평균 대비 두 배나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263만원에서 278만원으로 5.7% 오르는 데 그쳤다. 광주는 같은 기간 9.6%, 부산은 6.8% 올라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특히, 지난달 부산에서는 3.3㎡당 평균 2730만원의 분양가를 기록한 '해운대 엘시티 더샵'이 공급되면서 고분양가 행진에 정점을 찍었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미분양 증가세를 기록한 9월을 기점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미분양 물량이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구당 소득 수준은 큰 변동이 없는 반면 고분양가 행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분양시장이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는데도 불구하고 밀어내기식 분양을 진행하는 건설사가 여전히 많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40만가구가 넘게 분양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분양 물량 급증에 따라 10월 이후 미분양 물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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