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한미' 글로벌 진출 시동

대형계약 기대감 물씬…R&D·수출 확대로 업계 재편

입력 : 2015-11-09 오후 2:44:59
한미약품(128940)이 당뇨신약으로 약 5조원 규모의 초대형계약을 체결하자 '제2의 잭팟'을 노리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 진출이 막바지 단계에 있는 제약사도 상당수여서 기대감이 높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아벤티스에 총 39억유로(한화 약 4조8000억원) 규모 당뇨신약 후보물질 3개(퀀텀프로젝트)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지난 5일 체결했다.
 
이는 국내 제약업계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이다. 한미약품은 올해 성사시킨 수출 계약 신기록을 스스로 경신했다. 지난 3월 일라이릴리와 면역질환치료제로 6억9000만달러(약 8000억원), 지난 10월 베링거인겔하임과 폐암치료제로 7억3000만달러(약 84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로 글로벌에서 국내 제약업계에 대한 평가가 한단계 올라갔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일찌감치 내다보며 R&D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해외진출에 매달린 업체"라며 "대형계약 체결로 글로벌에서 국내 업계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국내 기술력과 임상 자료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국내사들도 경쟁적으로 해외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녹십자(006280)는 중증감염증치료제 'IVIG-SN'으로 미국 허가 신청 예정이며,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가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는 임상 신청 예정이다.
 
대웅제약(069620)은 주름개선제(보톡스) '나보타'로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은 퇴행성관절염치료제 '티슈진-C'로 미국 임상 3상을 지난 5월 승인받았다. 동아에스티(170900)는 당뇨병성신경병증 천연물신약으로 미국 3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제넥신(095700)은 지속형 성장호르몬제로 유럽 등에서 임상 2상을 실시하고 있다. 자궁경부전암 백신은 유럽 임상에 근시일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일양약품(007570)은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슈펙트', 대화제약(067080)은 경구용 항암제, 메지온(140410)은 폰탄수술(선천성 심장기형) 환자 치료제, 바이로메드(084990)는 루게릭병 치료제, 메디포스트(078160)는 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로 글로벌 진출을 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사들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진보성과 신규성, 시장성 3박자가 우수한 신약들이어서 대형계약이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게 관계자는 "내년에는 제약업계에 더 많은 수출 성과들이 나올 것"이라며 "R&D 비용을 높이고 개발 초기부터 해외진출을 염두하는 방식으로 제약업계 사업방식이 재편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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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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