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의 가격이 해외 판매가격보다 최대 2.5배 가까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올리브영과 왓슨스, 롭스, 분스 등의 드럭스토어가 수입화장품을 더욱 비싸게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 가격비교와 소비자 인식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1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됐고, 국내는 온라인 판매점 40곳과 서울, 수도권, 광역시와 지방 소도시 등의 백화점과 드럭스토어, 대형마트 등 172곳, 해외는 미국과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등의 매장 80곳과 온라인 판매점 17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조사 대상인 65개 제품가운데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판매되는 54개 제품의 경우 국내 판매 가격이 해외에서 판매되는 가격의 최소 1.02배에서 2.45배까지 가격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의 경우 해외 평균 가격보다 1.02배에서 1.56배가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비오템 옴므 폼 쉐이버(200㎖)가 해외 가격의 1.56배로 가장 가격차가 크게 나타났고, 비오템 옴므 UV 수프림 차단제(30㎖)는 1.36배, 바비브라운 스킨파운데이션 SPF15PA+(30㎖)는 1.3배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드럭스토어에서는 수입화장품 가격이 더욱 크게 뛰었다. 드럭스토어 판매 제품은 해외 평균 가격보다 1.11배에서 최고 2.46배까지 비쌌다.
라로슈포제 시카플라스트 밤 B5(100㎖)와 레몬버터 큐티클크림(17g)이 각각 2.46배, 2.12배가 비쌌고, 바이오더마 세비엄 엑스폴레이팅 젤(100㎖)가 1.97배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화장품 11개 제품을 포함해 브랜드 제조국과의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는 백화점의 경우 1.04배에서 1.73배, 드럭스토어는 1.27배에서 2.69배까지 차이가 났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드럭스토어를 많이 찾고 있지만 오히려 수입화장품의 경우 더 큰 가격차이가 나고 있어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에서 공개하는 수입원가와 비교하면 수입 원가의 3배에서 최대 9배까지 가격차이가 벌어졌다.
강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 유통점간 가격 경쟁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유통구조가 단일화 돼 있어 유통비용이 높아져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격과 품질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해외 수입산 화장품은 품질이 좋다라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수입화장품의 국내 판매가격과 해외 판매가격 비교 결과. 가격 차 상위 9개 품목과 최하위 품목. 자료/한국소비자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