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모(33·여)씨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한숨이 늘었다. 올 초 목표로한 목돈 마련계획을 절반도 실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월급은 들어오는데 왜 돈이 모이지않는걸까? 김씨는 "저축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쓸 곳이 너무 많아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만일 김씨와 같은 상황이라면 일상생활의 검토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저축에도 습관이 있듯이 돈을 저축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공통된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재테크전문가들은 저축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씀씀이가 헤픈 것이 아니라 지출관리가 서툴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급여를 그대로 통장에 넣는다. 그리고 소액지출이 많다. 신용카드로 결제액이 많다는 것이다.
먼저 저축구조를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 이 경우 보통 예금을 넣고 있으면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사용해버리기 쉽다. 또한, 어느 정도 잔액이 들어있다는 생각 때문에 무심코 큰 쇼핑을 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보험비교사이트의 라이프플래너는 “계획적으로 돈을 저축한다면 일정 수준의 한도를 정해놓고 별도 기준을 확보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소액지출이 잦은 것도 돈을 모으지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이다. 이들은 자신의 지갑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파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몇 번 써버린들 잔액이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티클도 쌓이면 태산이 된다는 속담대로 이를 월 단위로 합하면 의외로 금액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테크의 비밀'의 저자 박창모 재무설계사는 “체크카드를 써도 잔액알림을 신청하지 않으면 큰 효과가 없다며 결제시 통제가 가능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저축이 어려운 이들은 공통적으로 신용카드 결제비중도 크다고 한다. 신용카드는 지갑에서 돈이 나가지 않아 돈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고 고액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결제내역은 한 줄로 표기되며 그 지출의 내용까지 읽을 수 없다. 일시적이 아니라 항시적으로 매월 고정 지불하는 비용 이상의 고액결제가 계속되고 있다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물론 지금까지 지적한 사항이 해당한다 해도 지출은 물론 자산관리에 능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축을 하려면 돈의 흐름을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