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SKT-CJ헬로비전 인수, 적법하지 않다"

"방통 융합 아닌 '머니 게임'"…정부 인가시 "특혜"

입력 : 2015-11-12 오후 6:37:41
KT(030200)SK텔레콤(017670)CJ헬로비전(037560)의 인수합병 건에 대해 "결코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며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SK텔레콤에만 좋은 일일 뿐 이용자와 산업 전반, 국가 경제적 측면에서는 이로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KT는 12일 광화문 웨스트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인수합병에 대한 자사의 입장을 설명했다. 박헌용 KT CR협력실장(전무)은 "인수합병이 허가되면 CJ헬로비전의 케이블TV 방송 권역에서 합병 법인의 유료방송 점유율이 최소 6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며 "이미 이동전화 시장에서 막강 우위인 SK텔레콤이 방송통신 시장 전반에 지배력을 갖게 되는 만큼 법적으로 허용해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위법은 아니다"라는 관점이 있지만 법 외부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인 만큼 인가조건 조차도 고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박헌용 KT CR협력실장이 12일 광화문 웨스트 사옥 회의실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KT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이 보유한 23개 케이블TV 권역에서 CJ헬로비전의 유료방송 점유율은 51% 이상, SK브로드밴드는 11%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들 케이블TV와 IPTV가 합병되면 점유율이 최소 60%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아울러 초고속인터넷에서도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가 합쳐지면 약 40%의 점유율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 전무는 "무선시장만으로도 CJ헬로비전의 알뜰폰과 합쳐지면 SK텔레콤의 점유율은 51.1%가 돼 기업결합 신고 시 '경쟁제한성'을 추정받게 된다"며 "여기에 유료방송 시장 지배력까지 발생하게 되면 결국 시장 경쟁이 위축되고 국민 편익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이 CJ그룹의 지분 2%를 확보하며 전략적 제휴를 강화키로 한 것도 플랫폼과 콘텐츠 강자들의 결합에 따른 방송시장의 수직적 통합으로, 이로 인한 불공정 거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KT는 이번 사안을 방송통신 융합 흐름으로도 볼 수 없다는 시각이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기술 및 서비스로 구현해야 하며, 이번 인수합병은 단적으로 말해 '머니 게임'이라는 것이다.
 
박 전무는 "케이블TV는 방송의 다양성과 지역성 실현이라는 역할을 수행해 왔고, IPTV와 위성방송 출범 때도 각 플랫폼의 역할에 대해 수 년 간의 논의를 거쳤다"며 "자본력에 의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허용한다면 '특혜'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SK의 관심은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트렌드에서의 한국 ICT 산업 위상에 있다"며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통해 소비자 편익은 확대될 것이고, 결합판매에 대한 우려는 이미 정책과 규제 정비를 통해 선결됐다"고 반박했다.
 
또 "인수합병 이후에도 유료방송시장과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KT가 부동의 1위 사업자임에도 시장지배력 전이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방송 권역별 점유율 규제는 이미 폐지됐고, 전국 단위 합산규제만이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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