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남·녀주연상 후보 대다수 불참

입력 : 2015-11-19 오후 11:06:25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의 남·녀주연상 후보 전원이 불참을 선언했다.
 
이번 대종상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황정민, 유아인, 손현주, 하정우가 올랐고,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김윤진, 전지현, 한효주, 김혜수, 엄정화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각 소속사에 확인한 결과 거의 모든 배우가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베테랑'과 '사도'로 노미네이트 된 유아인은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촬영 일정상 불참하며, '암살'의 하정우는 현재 해외 체류 중이다. '국제시장'으로 후보에 오른 황정민은 스케줄 문제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앞서 대종상 측은 "황정민 참석 확정"이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보냈으나, 이는 양측 합의 없이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악의 연대기'의 손현주는 참석 여부가 불분명하다.
 
여우주연상 후보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국제시장'의 김윤진은 해외에 있으며, '암살'의 전지현은 임신 이유로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차이나타운'의 김혜수와 '뷰티인사이드'의 한효주, '미쓰 와이프'의 엄정화 역시 스케줄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다.
 
이 뿐만 아니라 유력 인기상 후보인 김수현과 공효진도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 의사를 전했다. 이번 대종상의 불참한다고 밝힌 한 배우의 소속사 관계자는 "대종상 측에서 얼마 전에 참석 여부를 물어봤다. 이미 스케줄이 잡혀 있어 참석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제52회 대종상영화제 포스터. 사진/대종상영화제 공식블로그
 
시상식을 단 하루 앞둔 상황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져, 대종상이 무리 없이 치러질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이 쏠린다. 이와 같은 현상은 스스로 권위를 내던진 대종상이 자초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종상은 명분 없는 '대리수상 불가 선언'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으며, 여러가지 행정적인 부분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대종상 측은 지난 10월 14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은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겠다"며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여론으로부터 스스로 권위를 내던졌다는 평가를 받는 등 뭇매를 맞았다.
 
행정적인 부분에서도 실수가 많았다. 대종상 측은 지난 13일 중국 유명 배우 고원원(高圓)과 순홍뢰(孫紅雷)가 해외부문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튿날 두 배우의 수상이 결정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그러자 대종상 측은 "두 배우의 수상 여부는 미정"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15일에는 다시금 "두 사람의 수상이 확정됐다"고 말하며 입장을 뒤집었다.
 
본상 투표에서도 실수가 발생했다. 여자신인상 부문 후보로 오른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의 배우 박소담 대신 같은 영화에 출연한 배우 주보미의 사진과 영문 이름이 기재된 것이다. 대종상 측은 실수를 인지하고 뒤늦게 표기를 수정했지만, 스마트폰(아이폰) 앱에서는 수정 사항이 반영되지 않았다. 투표 마감일까지도 박소담의 이름과 사진은 주보미로 표기돼 있었다.
 
여러가지면에서 스스로 발목을 붙잡고 있는 대종상의 권위는 시상식을 하루 앞둔 지금도 추락하고 있다. 많은 배우들이 불참을 선언한 '제52회 대종상영화제'는 오는 20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되며, KBS 2TV에서 7시 20분부터 생중계 된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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