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LG전자(066570)가 오븐에 자존심을 걸었다. 오븐을 필두로 글로벌 빌트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오븐은 글로벌 빌트인 가전의 핵심 제품이자, 고마진을 낼 수 있는 제품으로 꼽힌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븐은 빌트인 가전의 히든카드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식습관 차이로 오븐보다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위주로 시장이 형성됐지만, 북미·유럽 등 서구시장에서는 오븐이 주방의 중심이다.
오븐에 따라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다른 주방가전을 선택하기에 브랜드 내 다른 제품으로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오븐 사업이 성과를 내면 전체 가전제품을 아우르는 빌트인 시장에서 자리 잡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더욱이 이 시장은 고가 제품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어 글로벌 규모 면에서는 세탁기, 냉장고 등 대형제품과 맞먹는다. 오븐의 연간 시장규모는 650억달러 수준이다. 세탁기 850억달러보다는 작지만 냉장고 400억달러보다는 큰 시장이다.
월풀과 GE 등에서 출시하는 제품은 3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고마진을 낼 수 있는 구조다. 더욱이 세탁기, 냉장고 등은 한계 시장으로 불리는 점을 감안하면 차후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시장이기도 하다.
이에 LG전자는 오븐 사업을 H&A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으며 강화하고 있다. 기존 청소기와 주방가전을 함께 운영하던 C&C(쿠킹 앤 클리닝) 사업부에서 키친 패키지 사업부를 단독으로 만들어 이끄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미와 유럽 등 현지에 매장을 늘리고, 유통 진출을 확대하는 등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미국에 오븐을 필두로 한 빌트인 패키지 'LG스튜디오'를 론칭한 데 이어 지난해 200여개 유통채널에 진입했고, 올해는 세배 이상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9월에는 러시아, 10월에는 동유럽 국가에 출시됐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서유럽 지역으로도 출시 국가를 확대한다.
기술 차별화를 통해 현지 업체들과 어깨도 나란히 한다는 계획도 내세웠다. LG전자는 '프로베이크 컨벤션' 기술을 강조하고 있다. 이 기술은 제품 뒷면에서 나오는 고출력의 열을 팬을 이용해 오븐 내부에서 최적으로 순환시키는 것이다. 음식이 타지 않고 구석구석 알맞게 조리해주고 요리시간을 약 20% 줄일 수 있다. 에어컨에서 축적해 온 공조기술을 응용해 오븐에 적용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오븐 시장이 크지 않지만,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오븐을 중심으로 주방 가전 사업이 진행돼 성장성이 큰 편"이라며 "오븐을 중심으로 빌트인 패키지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직원이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쇼룸에서 스피드 오븐 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