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전세난으로 매매 수요는 늘고 있지만 타지역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서울의 새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내년에도 전체적인 공급 가뭄이 이어지면서 입지가 좋은 강남권 재건축과 강북 재개발 단지의 분양가가 더 오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초 한양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평균 분양가는 3.3㎡당 4240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2013년 평균 4130만원이었던 '아크로리버파크'의 종전 최고 분양가보다 무려 110만원이 비싼 수준이다.
◇지난 20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분양에 나선 '반포 래미안 힐스테이트' 견본주택 내부 모습. 이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220만원으로, 일반 아파트 최고 분양가를 기록하게 됐다. 사진/현대산업개발·삼성물산
강남의 4000만원대 분양가는 이제 그리 놀랄 일도 아닌게 됐고, 높은 분양가 우려에도 청약 성적은 좋았다.
지난 달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반포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은 3.3㎡당 평균 4040만원에 분양에 나섰지만 21대 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또한, 같은 달 분양에 나섰던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 역시 4000만원에 육박하는 분양가(3900만원 후반)에도 3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 최고 기록 경신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반포한양을 재건축하는 '신반포 자이'의 경우 건설사와 조합의 분양가 책정 이견으로 분양 일정이 미뤄졌지만 4200만원 중반 정도에 책정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 분양 예정인 신반포5차 재건축 '아크로리버뷰' 역시 4000만원대 분양가가 예상된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은 "전반적인 분양시장이 좋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볼 수 있다"며 "한강 조망이 되거나 학군이 좋은 지역들의 경우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높은 분양가에도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 재건축 뿐 아니라 강북 재개발도 분양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1000만원대가 즐비했던 강북에서 올 들어 2000만원대의 높은 분양가 단지가 성동구와 서대문구를 중심으로 속속 공급됐다.
지난 9월 성동구 옥수동에서 공급된 'e편한세상 옥수파크힐스'는 3.3㎡당 평균 2145만원, 금호동4가 '힐스테이트 금호'는 2123만원을 기록했다. 또, 서대문구 북아현동에서 4월과 5월 연이어 공급된 '아현역 푸르지오'와 'e편한세상 신촌'도 각각 2072만원과 2109만원으로 모두 2000만원대를 넘겼다.
◇지난 9월 공급된 'e편한세상 옥수파크힐스' 견본주택 내부 모습. 이 단지는 강북에서는 보기드문 3.3㎡당 2145만원의 높은 분양가에도 57대 1이 넘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사진/대림산업
내년에도 강북 주요 재개발 지역의 분양이 예정돼 있어 고분양가 행진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먼저, 성동구에 이어 강북 재개발 고분양가를 이끌고 있는 서대문구 북아현동에서는
현대건설(000720)이 내년 상반기 중 1-1구역을 재개발하는 '북아현 힐스테이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성북구 장위뉴타운도 내년에 본격적으로 재개발 분양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장위뉴타운의 경우 올해 상반기 2구역에서 첫 분양에 약 1500만원 수준에서 분양을 진행했다. 내년에 분양 예정인 1구역과 5구역의 경우 2구역보다 입지가 우수하다는 평가여서 분양가는 이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올해 서울 분양시장은 강남 주요 재건축 뿐 아니라 서대문과 성동 등 강북 재개발 지역들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며 "서울의 경우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인 만큼 큰 변수가 없다면 내년에도 새아파트에 대한 높은 선호도가 지속되면서 분양가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양시장 특성 상 부동산시장 호황이 분위기가 한 풀 꺾일 경우 분양가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조은상 연구원은 "부동산시장은 경기상황이나 심리에 의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분양시장 열기가 식을 경우 입지나 조망, 학군 등이 좋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 분양가 차이는 크게 벌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