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우승으로 마무리된 프리미어12를 끝으로 그라운드에서 올해 야구를 마무리 한 주요 선수들이 이제 탁자에 앉아 숫자로 풀어가는 조금 다른 경기를 한다. 매년 늦가을·초겨울 무렵 해오던 숫자 대결은 올해가 최대 규모다.
2016년도 한국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지난 22일로 막을 올렸다. FA 자격을 얻은 24명 가운데 총 22명이 FA를 신청해 '대박'을 꿈꾸며 시장에 나왔고, 오는 28일까지 원소속 구단과의 협상 과정을 거친다. 프리미어12 대표팀 귀국일인 22일을 제외하면 협상은 23일 오전 시작됐다고 봐도 된다.
만약 원소속 구단과 28일까지 계약을 마치지 못할 경우 다음날인 2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원소속 구단을 제외한 구단과 협상과 계약이 가능하며(해외 구단 포함), 이후 내년 1월15일까지는 원소속 구단 등 모든 팀과 만날 수 있다.
22명의 원소속 구단별 분포를 보면 SK가 6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넥센(4명), 두산(3명), 삼성·한화·롯데(각 2명), KIA·LG·KT(각 1명) 순이다. 포지션별로는 투수가 8명으로 가장 많고, 내야수·외야수(각 6명), 포수(2명) 순이며, 22명 중 한 번 이상 FA를 경험한 선수는 5명이다.
김현수(왼쪽), 정우람. 사진/뉴스1
올해 22명이 FA를 신청해 모든 팀은 최대 3명의 타팀 출신 FA 영입이 가능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에 따르면 당해 FA 신청 선수가 10명 이하면 각 구단별 최대 1명, 11~20명이면 2명, 21~30명이면 3명, 31명 이상일 경우 4명의 외부 FA를 영입할 수 있다.
이번 FA 시장 최대 관심사는 단연 김현수(28·두산)다. '프리미어12 최우수선수(MVP)' 김현수는 선수 본인이 해외 진출 의지를 밝힌 상태지만, 국내에 남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김현수가 국내에 남는다면 역대 최고 계약액(KIA 윤석민의 4년총액 90억원) 경신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FA가 각각 6명과 4명이 나온 SK와 넥센의 자팀 선수 계약 여부도 화제다. SK는 윤길현, 정우람, 채병용(이상 투수), 정상호(포수), 박재상, 박정권(이상 외야수)이 나왔다. 지난해 자팀 FA 5명을 다 잡은 SK가 올해도 6명 전원을 잡을지, 안지만의 불펜 투수 최고금액(4년총액 65억원) 경신이 유력한 정우람은 지킬 것인지 주목된다.
포스팅 금액 1285달러를 받고 박병호(29)를 미국 미네소타 트윈스로 보낼 예정인 넥센은 메인스폰서인 넥센타이어와 전보다 인상된 값에 계약을 마쳐 '큰손'으로 떠오를 것이 유력하다. 다만 현재 이택근의 잔류는 유력하나, 다른 선수(마정길·손승락·유한준)는 잔류를 확신하기 어렵다.
지난해 FA 19명 중 원소속 구단 우선협상기간 도중 계약했던 선수는 8명에 그쳤다. 선수들이 다른 팀과 만나 현재 자신의 가치를 알고 싶어하는 욕심이 크기 때문이다. 인재를 사수하거나 빼오기 위한 구단과, 자신의 몸값을 높이려 하는 선수들의 치열한 '기싸움'이 시작됐다.
2016년도 FA 자격선수 명단. 표/한국야구위원회(KBO)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